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서 가장 처방액이 높은 경구용 차세대 항응고제(NOAC)는 바이엘의 '자렐토'(리바록사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기존 표준치료제였던 와파린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NOAC의 급여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자렐토', '프라닥사', '엘리퀴스' 등 이른바 NOAC 3총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됐다.
메디칼타임즈가 급여 이후 종별 의료기관에서의 NOAC 처방 현황을 살펴본 결과, 자렐토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급, 병원급 모두에서 가장 높은 처방액을 보이며 NOAC 시장 선두를 재확인했다.
메디칼타임즈는 국회 협조를 통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해 7월 1일 급여확대 이후 지난해 12월 31일까지의 6개월 간 NOAC 처방액 변화를 살펴봤다.
대상은 자렐토와 엘리퀴스, 프라닥사였으며, 전체 ICD(비판막성 심방세동)에서 I 48 , I 480 , I481 등 Code별 월 처방액을 분석했다.
자렐토, 상급종합병원 처방액 42.5% 차지
해당 기간 상급종합병원에서 처방된 전체 NOAC 처방액은 107억 7936만 3000원이었다. 이중 자렐토 처방액은 45억 8328만 9000원으로, 전체의 42.52%를 차지하면서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반면 프라닥사 처방액은 32억 3069만 4000원, 엘리퀴스는 29억 6538만원에 그쳤다.
자렐토는 급여 이후 상급종합병원에서 단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급여가 확대된 지난해 7월,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전체 NOAC 처방액은 16억 9202만원으로, 이중 자렐토는 40.4%가 넘는 6억 8396만원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프라닥사는 5억 3457만원, 엘리퀴스는 4억 7349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9월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전체 NOAC 처방액은 18억 8038만원이었으며, 자렐토는 42.5%인 약 8억을 기록했다. 프라닥사는 5억 7130만원, 엘리퀴스 처방액은 5억 994만원이었다.
같은 해 11월 자렐토는 전체 상급종합병원 처방액 중 무려 44.76%에 해당하는 8억 6159만원을 차지했다. 반면 프라닥사와 엘리퀴스는 각각 5억 3141만원, 5억 3198만원을 기록하며 전체 상급종합병원 처방액의 27.6%를 나란히 가져갔다.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자렐토 처방액 상승가도는 연말까지 이어졌다.
12월 상급종합병원 NOAC 처방액은 12억 2044만원. 자렐토는 이중 44.18%에 해당하는 5억 3914만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급여 이후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처방액 1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기간 프라닥사는 3억 5962만원, 엘리퀴스는 3억 2168만원에 그쳤다.
종합병원 처방액 중 절반 이상은 '자렐토'
자렐토는 종합병원에서도 처방액 선두를 달렸다. 절대적 처방액은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다소 낮았지만 전체 처방액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상급종합병원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종합병원에서 처방된 전체 NOAC 처방액은 약 90억원. 이중 자렐토 처방액은 전체 처방액의 절반이 넘는 45억 7225원이었다.
반면 프라닥사 처방액은 32억 3069만 4000원, 엘리퀴스는 29억 6538만원에 그쳤다.
급여가 확대된 지난해 7월 전국 종합병원에서의 전체 NOAC 처방액은 12억 3003만원이었다.
이중 자렐토 처방액은 6억 247만원으로, 전체 처방액의 절반 가까운 48.98%를 차지했다. 프라닥사는 4억 4096만원, 엘리퀴스는 이보다 적은 1억 8659만원이었다.
다음달인 8월부터 자렐토는 전체 종합병원 NOAC 처방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8월 전체 종합병원 NOAC 처방액은 12억 3804만원. 이중 자렐토는 50.59%에 해당하는 6억 2636만원의 처방액을 올렸다. 같은 기간 프라닥사와 엘리퀴스 처방액은 각각 4억 3871만원, 1억 7296만원이었다.
자렐토는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종합병원 처방액의 절반 이상을 확실히 차지했다.
10월 전체 종합병원 NOAC 처방액은 16억 5392만원으로, 자렐토는 전체의 51.4%가 넘는 8억 5082만원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프라닥사 처방액은 5억 4571만원, 엘리퀴스는 2억 5738만원에 그쳤다.
종합병원에서의 NOAC 처방액은 연말로 갈수록 증가했으며 자렐토가 차지하는 비중도 함께 늘었다.
지난해 12월 종합병원에서의 전체 NOAC 처방액은 18억 1055만원. 이중 자렐토는 51.7%가 넘는 9억 3621만원을 기록했다. 급여가 확대된 7월 대비 약 3억 3000만원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반면 프라닥사와 엘리퀴스의 12월 처방액은 각각 5억 7507만원, 2억 9927만원이었다.
"자렐토, 종병 처방액 점유율로 안전성과 효과 입증"
병원급에서의 NOAC 처방액은 자렐토만의 잔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지난해 7월 급여 이후 12월까지 병원급에서의 NOAC 전체 처방액은 9억 2396만원이었으며, 자렐토는 7억 2329만원으로 전체 대비 무려 78.2%를 차지했다.
자렐토는 급여가 확대된 7월 병원급 처방액 중 79.92%를 기록했으며 다음달에는 무려 81.66%가 넘는 처방액을 점유했다.
제약업계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급에서의 처방액 점유는 의약품 검증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의 처방액에 집중하는 이유는 로컬에 비해 금액이 큰 부분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검증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NOAC 뿐 아니라 모든 약제가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돼야 로컬까지 확산된다"며 "그래서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서 전문의 선생님들의 처방이 얼마나 이뤄지고 있느냐는 의약품의 검증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볼 때 상급종합병원과 병원 및 종합병원급에서의 자렐토 처방 비중은 안전성과 효과를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앞으로도 NOAC에서의 자렐토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