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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의사회, 치과 프락셀 위험 알리기 전면전

박양명
발행날짜: 2016-08-17 11:58:10

대법원에 구체적 사례·과학적 근거 제출…대국민 홍보 공청회 개최

치과의사의 프랙셔널 레이저(Fractional laser, 일명 프락셀) 시술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대한피부과의사회가 그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투트랙으로 움직이고 있다.

17일 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대법원에는 치과의사의 프락셀 레이저 시술 후 부작용 사례와 의사의 고유 영역일 수밖에 없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 제출했다.

이와함께 대국민 홍보 차원에서 대한의사협회와 공청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피부과의사회 이상준 총무이사는 "대법원의 판결이 미칠 수 있는 사회적 혼란에 대해 전문가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국민건강에 어떤 영향을 갖고 올지에 대해 중점을 두고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피부과의사회는 피부암의 조기 진단이 늦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행한 '의료용레이저 안전사용 안내서'에 따르면 피부암과 점은 반드시 감별진단해야 하는 질환이다.

정찬우 기획정책이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피부암 환자수가 4~5년 사이 약 2배 증가했다"며 "야외활동이 증가한 부분도 있지만 피부암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주된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부과 전문의가 보면 피부암을 의심할 수 있는데, 비전문가가 보면 단순히 점으로 속단하고 빼버릴 수 있다"며 "점이라고 무조건 제거하고 보는 것은 아니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A치과의 점 빼기 광고 사진(왼쪽)과 식약처가 예시로 든 피부암 사진
피부과의사회는 프락셀 시술로 인한 부작용 치료도 치과의사는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이사는 "프락셀 부작용은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조직괴사, 영구적 흉터나 피부 손상 등이 남을 수 있다"며 "이 때 환자의 신체적 손상 외에도 정신적, 사회적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치과의사는 피부와 피부 질환에 대한 체계적 교육이 없는 상황에서 부작용에 대한 치료능력을 갖출 수 없다"며 "현재도 치과의사들은 치과진료 과정 중 입술이나 안면에 부작용이 생기면 의사에게 의뢰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대법원의 치과의사 안면부 보톡스 시술 합법 판결 후 겨드랑이 제모, 모발이식술까지 한다는 치과가 등장했다. 치과계의 미용 보톡스 관련 세미나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게 의사회의 분석.

정 이사는 "프락셀 시술마저 허용한다면 비전문가가 전문가인 것처럼 왜곡되는 전형적 형태로 치과의사가 수익을 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의료인 면허제도 본질은 각 직역별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임무에 집중해 국민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치의학에서 피부진료라는 비전문적 영역에 치과의사가 몰리는 의료체계 왜곡 현상 심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