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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도 답 못하는 전문의사제 "자격·평가 불투명"

이창진
발행날짜: 2016-10-12 05:00:55

개별·복합 평가 등 실효성 검토…의료계 "위화감 조성, 옥죄기 우려"

선택진료제를 대체할 전문진료의사 자격기준과 평가 주체와 관련해 의료계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고민할 부분이 많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진료의사 제도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3대 비급여 개선대책' 일환으로 선택진료의사 단계적 축소에 따른 후속조치로, 해당 의사 진료 시 수가가산을 신설하는 방식이다.

앞서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8월 행위전문평가위원회를 열고 선택진료제 개편에 따라 내년 하반기 시행하는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도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수가 가산에 따른 비용으로 3600억원을 전망했다.

이미 심사평가원은 오는 12월 결과보고를 목표로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도 시행 연구과제(연구책임자:보건사회연구원 강희정 박사)를 발주한 상태이다.

의료계는 전문진료의사 제도가 의사 줄세우기 방식의 평가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문진료의사 자격기준과 평가방법 등은 베일에 쌓여 있는 상태이다.

현 상태로는 2016년 기준 선택진료의사 3000여명 내외로 전문진료의사가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병원계 관계자는 "정부는 평가를 통해 수준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로 자격을 제한한다는 입장이나 진료과별 특성과 전체 의사의 80% 이상이 전문의사인 실정에서 개별 평가를 통해 자격을 부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칫, 전문의사제도가 의사를 통제, 평가하는 청구실명제 방식으로 변질될 수 있다"면서 "병원의 재량권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한 잣대로 기준 미달 의사를 퇴출시키는 방식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복지부는 올해 선택진료제 개편방안을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도를 신설한다는 입장이다. 2014년 건정심에 보고된 선택진료의사 감축 방안.
또 다른 병원계 관계자는 "전문진료의사 제도는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의원급 의사들의 위화감을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동안 수가 신설이나 수가 가산 시 모니터링과 자료제출 등 전제 조건이 붙었던 만큼 전문진료의사 제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의료계를 옥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도 의료계 우려를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문제는 용역연구 결과이다.

자문단 미팅 등 관련 회의를 통해 전문진료의사 자격 기준과 평가방법 관련 다양한 아이디어가 개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전문진료의사 제도가 대형병원 배불리기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등 주요 병원 모습.
일례로, 의사 개별 평가 방식과 의사와 특정 질환군을 묶어 평가하는 방식, 숙련도 요건 평가 등 외국 사례를 포함한 현실적인 방안을 연구자에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도는 고민할 부분이 많다. 평가 주체를 병원에 맡길 지, 정부가 할 지 등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11월 중 연구자의 중간 결과 보고를 통해 제도 방향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선택진료제 대안 카드로 제시된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도가 병원과 의사 그리고 환자 모두에게 혼란과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는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