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조사를 어떤 이유로 가장 많이 받을까. 비급여 진료 후 진찰료를 청구하거나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청구하는 '비급여 이중청구'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의원협회는 30일 세종대에서 개최한 추계 연수강좌에서 2013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보건복지부 현지조사 사례 108건을 분석해 문제가 되는 다빈도 사례를 발표했다.
3년여 동안 의원협회가 현지조사 및 현지확인 등의 문제로 상담한 건수는 총 362건으로 건강보험공단의 자료 제출이 70건, 방문확인 102건, 현지조사 108건이다.
이 중 현지조사를 뭐 때문에 받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비급여 이중청구가 39.8%(43건)로 가장 많았다. 피부미용시술, 예방접종, 단순 영양제 투여 등 비급여 진료과정에서 진찰료를 청구하거나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청구하는 것을 말한다.
의약품 거래량과 청구량이 불일치해 현지조사를 받은 경우가 15건(13.8%), 검진당일 대장내시경 급여 청구가 13건(12%) 순으로 나타났다.
비급여 이중청구의 대표적인 예가 독감 예방접종을 한 후 진찰료를 받는 것이다. 단순 영양제를 투여하거나 피부미용 시술을 한 후 진찰료를 청구하는 것도 비급여 이중청구에 해당한다.
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비급여 이중청구 부분은 거짓청구와 착오청구의 경계에 있는 부분"이라며 "거짓청구라면 문제가 있지만 착오청구를 막기 위해서는 정확한 고시 내용을 인지하고 차트에 급여 질환 진찰 내용을 확실히 기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량-청구량 불일치도 최근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주사제, 트라스트겔, 1회용 내시경 겸자 등이 있다.
예를 들어 하기도 증기흡입시 흡입제 등의 거래량이 청구량보다 적을 때 현지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기도 증기흡입 치료 후 벤토린 같은 기관지 확장제를 청구하는데, 거래량을 파악해보니 10밖에 안되는데 청구량은 100이었다. 나머지 90은 부당청구로 본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의약품 거래량과 청구량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 최근 이와 관련한 현지조사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거랴랭과 청구량 차이가 너무 크면 현지조사 대상이 될 수 있으니 2~3개월 간격으로 거래명세서와 청구량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급여 이중청구와 미진료 청구는 거짓청구에 해당돼 업무정지는 물론 면허자격 정지도 받을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미진료 청구는 진찰을 하지도 않고 진찰료를 청구하거나 입원 기간 중 외출, 외박한 환자에 대해 청구가 이뤄진 것을 말한다. 의원협회 조사 사례 중 3건(2.7%)이 있었다.
윤 회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로 실사를 받는지를 공개하면 다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실사 사례를 공유해 미리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또 다른 비극을 예방하는 초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