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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광고 자율심의기구 등장…사전심의제 부활하나

박양명
발행날짜: 2016-11-03 05:00:50

제도개선TF, 법률 개정안 마련…"심의 자율성·독립성 보장"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의료광고를 금지하는 사전 의료광고 심의제도의 위헌 판결 이후 약 1년 만에 제도 부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의사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의료광고심의위원회가 '자율심의기구'로 이름만 바꾸고 의료광고 심의를 한다는 안이 공개됐다.

일각에서는 의사를 규제 대상, 돈벌이 대상으로 삼는 위헌적 시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보건복지부 주관 의료광고제도개선TF에서 논의된 의료광고 관련 의료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 산하단체에 의견조회를 하고 있다.

개정 대상 조항은 의료광고에 대한 56조 의료광고의 금지와 57조 의료광고의 심의 부분.

안을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의료광고를 금지하는 매체를 신문, 잡지, 음성, 음향, 영상,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인쇄물, 간판 등으로 구체화 하고 금지 대상도 현행법보다 구체화했다.

환자 치료 경험담, 객관적인 사실의 과장이나 사실의 일부를 누락, 법적 근거가 없는 자격이나 명칭을 표방하는 내용의 광고 등을 금지 대상으로 추가했다.

의료광고제도개선TF에서 논의된 의료광고 관련 의료법 일부 개정안(복지부안)
보건복지부 장관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현행 조항 대신 '자율심의기구'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도 마련했다. 사실상 사전심의제를 말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각 의사협회, 소비자단체,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및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은 자율심의기구를 설치해 의료광고심의위원회를 만들고 의료광고심의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자율심의기구는 의료광고 제도 및 법령 개선에 관해 정부에 권고할 수 있다. 분기별로 불법 의료광고 모니터링도 실시해야 한다. 위법한 의료광고가 있으면 복지부 또는 지자체에 처분을 요청할 수 있다.

▲의료기관의 명칭·소재지·전화번호 ▲의료기관이 설치·운영하는 진료과목 ▲의료기관에 소속된 의료인의 이름·성별 및 면허 종류 ▲그 밖에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은 자율심의기구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의료광고 심의를 받으려면 자율심의기구가 정하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법안에 '자율심의기구는 의료광고 심의업무 및 이와 관련된 업무의 수행에 관해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어떠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독립성을 보장하는 항목도 신설했다.

자율심의기구 설치 및 운영 조항은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사전심의를 위해 각 의사협회에 자율권을 부여한 것이다.

위헌 판결 당시 헌재는 "의료광고 사전심의 주체는 복지부 장관이라서 각 의사협회가 의료광고의 사전심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행정권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사전심의를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의협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 각 의사단체의 의견 조회를 받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명칭이 자율심의기구라서 혼동이 있을 수 있지만 의료광고 심의를 안받아도 된다는 소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사전심의제 폐지 후 불법 의료광고가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협회가 독립적으로, 자율적으로 자정해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자율징계권과 같은 의미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전검열의 부활은 위헌적 시도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의사단체 관계자는 "통제와 사전검열은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적 가치에 반한다는 치명적 문제점으로 독재국가나 전체주의 국가를 제외하고는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자율성 존중보다는 통제에 중점을 두는 것은 반민주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전심의를 받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데 명칭은 자율심의기구라고 하면 헷갈릴 수밖에 없다"며 "위헌 판결까지 받고도 사전검열에 집착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