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보다는 편하게 월급 받기를 선택하겠다. 개원보다는 봉직의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의 이야기다.
미국 의료정보 사이트 메드스케이프는 26개 전문진료과목 의사 1만9183명을 대상으로 '보상(Compensation)'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간은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약 3개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자보다는 여성이, 나이가 젊을수록 개원보다는 '봉직'을 더 많이 선택하고 있었다.
남성의 35%, 여성의 23%가 개원을 하고 있었으며 이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미국의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개원 숫자는 2007~2008년 61%에서 2012년 53%까지 떨어졌다.
개원은 외과계열 전문의가 가장 많이했고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개원율이 가장 낮았다.
봉직의를 선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번째는 의사인데 경영도 신경써야 한다는 데 거부감이 있다는 것. 봉직의는 일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정이 예측가능하다는 것도 주된 이유다.
물론 봉직의가 개원이보다 수입은 더 낮았다. 개원의 수입은 34만8000달러(약 4억611만원)로 봉직의 수입 27만4000달러(약 3억1975만원) 보다 훨씬 더 많았다. 단, 일차진료의사(Primary care physicians, PCPs)의 수입은 개원의와 봉직의가 각각 22만9000달러(약 2억6724만원), 20만7000달러(2억4156만원)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미국 역시 전문의 중 수입이 감소한 진료과가 있었다. 알레르기내과와 호흡기내과는 각각 전년도보다 수입이 11%, 5%씩 감소했다. 성형외과 병리학과는 저년과 비교했을 때 수입에 변화가 없었다.
반면 내과와 류마티스내과는 수입이 12%나 증가했으며 피부과와 신장내과도 11%씩 늘었다.
그렇다면 미국 의사들은 현재 자신이 벌고 있는 수입에 만족하고 있을까. 절반이 넘는 52%가 보상이 공평하다(fair)고 답했다.
진료과목별로 보면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데, 비뇨기과가 42%로 만족도가 가장 낮았고 피부과가 66%로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평균인 52%를 넘긴 진료과는 피부과를 비롯해 병리학과, 응급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방사선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종양내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이다.
미국의사 51%, 일주일에 30~45시간 일한다
미국 의사들은 절반 이상인 51%가 일주일에 30~45시간 진료를 한다고 답했다. 30시간 밑으로 일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 꼴이었다.
46~55시간 진료하는 의사는 20%, 56~65시간은 10%였다. 65시간 이상 일하는 의사도 5% 있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46~55세의 중년(middle-aged) 의사들은 자신들보다 더 어리거나 나이가 많은 동료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었다. 반면 36~45세의 젊은 의사들의 일하는 시간은 예년보다 더 적어졌다.
메드스케이프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젊은 의사 그룹에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여성 의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미국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는 시간은 기본 10분을 넘었다.
환자 한명당 13~16분 진료하는 의사가 남성 29%, 여성 27%로 가장 많았고 17~20분, 10~12분 순으로 나타났다. 9분 이하로 진료하는 의사는 남성 6%, 여성 4%에 불과했다.
메드스케이프에 따르면 이 시간도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2011년 조사 때만해도 17~20분이 가장 많았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13~16분으로 환자 보는 시간이 적어진 것이다.
미국 의사도 행정적인 서류 업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일주일에 10~14시간을 서류작업에 쏟고 있었으며 5~9시간, 1~4시간이 뒤를 이었다. 25시간 이상 서류작업을 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남성 9%, 여성 12%에 달했다.
이는 개원의나 봉직의나 모두 마찬가지. 개원의는 54%, 봉직의는 59%가 일주일에 10시간 이상은 서류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의사들은 다시 태어나도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했을까.
10명 중 6명꼴인 64%가 다시 의사를 하겠다고 했으며 45%가 같은 전문과목을 택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자신이 선택한 전문과목에 대한 생각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2011년 조사에 따르면 69%가 의사를 하겠다고 했고, 61%가 같은 전문과목을 선택하겠다고 핬다.
진료과마다 행복도는 달랐다. 가정의학과와 내과는 각각 73%, 71%가 같은 전문과목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내과 계열이 자신의 전문과목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성형외과, 영상의학과, 정형외과는 다시 태어나면 자신의 전문과목을 선택한다고 답한 수준이 47%, 49%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