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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초심 유지하며 마음 비우자…최고 개원전략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17-01-19 12:00:01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7)

해성산부인과 박혜성 원장의 '따뜻한 의사로 살아남는 법'(7)

초심을 유지하라. 그리고 결과는 진인사대천명(䀆人事待天命)하라.

삼국지에서 촉나라 유비는 오나라와 힘을 합쳐 위나라 조조를 적벽대전에서 격파했다. 그때 제갈공명은 명장 관우에게 조조를 죽일 수 있는 계략을 가르쳐 줬다.

그런데 관우는 예전에 조조에게 신세진 일이 있어 차마 그를 죽일 수 없었다. 결국 관우는 조조의 군대에게 퇴로를 열어줘 조조를 도망가게 했다. 제갈공명은 다 잡은 적장을 살려준 관우를 처형하려 했지만 유비의 간청으로 관우를 살려주면서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이라고 말했다.

제갈공명은 관우가 조조를 놓아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을 맡겼다. 아직 조조가 죽을 때가 아님을 알았기에 조조의 생사를 하늘에 맡긴다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사람이 일을 행하고 천명을 기다린다는 '수인사대천명'이라는 말에서 사람이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진인사대천명'이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성공한 삶을 살고 싶다. 성공한 개원의가 되고 싶다. 하지만 모든 성공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즉 성공하기 위해서 자신의 취미생활을 접거나,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줄이거나, 자신의 건강을 담보로 삼기도 한다.

이 세상에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부자 3대 안 간다'는 말처럼 오랜 시간동안 성공해 있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초심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고, 건강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성공한 삶을 사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열심히 하면서도 자신에게 일 외에도 소중한 것들을 지키면서 가는 자세도 중요하다.

개원에서도 성공하고, 건강도 지키면서 행복하게 환자를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이 모든 의사들이 바라는 삶일 것이다.

첫 번째 해야 할 일이 '초심'을 지켜내는 것이다. 처음 환자를 보기 시작한 날의 설레임과 마음가짐을 매일 기억해야 한다. 신중하게, 아주 소중하게, 그리고 온 신경을 집중해서 진료를 해야 한다.

100대 기업 중 10년이 지난 후 남아 있는 기업은 10%라고 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기 때문에 계속 성공한 상태로 남는다는 것은 그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 긴장하면서 살기는 어렵지만 이제 시작해서 열심히 하는 병의원에 비해, 개원한 지 10년이 넘는 병의원은 노하우와 경험, 환자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경쟁에서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항상 처음처럼 생각하고 생각을 해야 실수가 없고, 후회가 없다. 너무 신중해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너무 용감해도 실패할 확률이 생긴다. 삶은 참 어렵다. 특히 결정장애가 있는 사람은 앞으로든, 옆으로든 한 걸음도 옮길 수 없다.

초심을 유지하면서 열심히했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진인사대천명해야 한다. 즉 사람이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개원을 하면서, 혹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일을 겪게 된다.

그런데 어쩔 때는 정말로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안 좋은 경우도 있다. 최선을 다 했어도 결과는 하늘의 뜻에 따라야 한다. 결과에 연연하면서 살게 되면 불행하고 힘들어진다.

열심히 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이것이 성공을 하든, 성공을 못 하든 마라톤이라는 인생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이다. 결과에 대해서 마음을 비우고 하늘의 뜻에 맡기는 것, 사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이 안 되면 성공을 하고도 일찍 죽거나, 병에 걸리거나, 수전노처럼 불쌍하게 살아가게 되거나, 일중독증에 걸려 평생 노예처럼 살게 된다. 중용은 그래서 참 어렵다.

어떤 선배는 매우 큰 병원을 짓고 사업가로서도 잘 나가고, 자식도 여럿 낳아서 의대도 보냈다. 남편의 병원도 잘 되었지만 난소암에 걸렸다. 그것도 말기에 발견돼 결국 사망했다.

어떤 의사는 매우 유명한 척추전문 병원을 했고, 부인이 정치를 잘 해 병원이 잘 나갔지만, 애인이랑 외국여행을 가다가 공항에서 부인에게 걸렸다. 결국 그 병원은 화의신청에 들어갔다.

또 매우 잘나가던 한 성형외과 의사는 애인에게 돈을 맡겼더니 애인이 50억원을 갖고 사라졌다. 악! 소리도 못하고 뺏긴 것이다.

이밖에도 의사를 상대로 사기 치는 의료업자도 많고, 다른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의사의 돈을 노리는 사람들도 많다. 또 의사를 돈 버는 기계 정도로 생각하는 배우자도 많다.

의사라는 직업이 경제적으로 안정되었지만 본인은 행복하지 않고, 주위 사람만 행복한 경우도 많다. 의사라면 반드시 이런 문제를 짚고 가야한다. 내가 돈 버는 기계인가, 나는 행복한가.

열심히 하되 행복하고 싶으면 결과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우자! 초심을 유지하고, 진인사대천명하자. 이것이 개업 20년이 된 지금, 내가 생각한 최고의 개원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