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이나 봉직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성형외과 의사들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메르스 이후 침체된 성형외과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미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인 환자까지 감소하자 대형 성형외과가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성형외과 개원가에 따르면 대형 성형외과가 근무 의사 숫자를 파격적으로 줄이면서 개원을 고심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강남 K성형외과 원장은 "중국 환자 감소는 사실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며 "중국 환자를 많이 받는 병원들은 대형 성형외과가 대부분인데 이들이 시장 변화에 대비해 스태프 수를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큰 병원에서 나온 의사들은 다른 곳을 찾아 들어가기도 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개원을 하기도 한다"며 "실제 성형외과 의원이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의사 수만 40여명에 달하던 서울 강남 G성형외과는 40여명에 달하던 스태프를 10여명 수준으로 줄였다. 성형외과 전문의 숫자만 17명이었던 서울 강남 R성형외과는 현재 6명만 남았다.
P성형외과는 의사들의 얼굴을 홈페이지에 전원 노출시키다가 검색을 통해서만 해당 의사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바꿨다.
G성형외과 원장은 간호조무사 구하기가 힘들어진 게 성형외과 개원이 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했다.
그는 "간호조무사를 2명 구하려고 광고를 냈는데 4개월째 이력서조차 안 들어온다"며 "개원이 늘면서 간호조무사 페이가 높아지면서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미용성형 의원 개원 컨설팅 업체 관계자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 공감하며 성형외과 개원은 '쇠퇴기'라고 진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병원에서 나온 인력이 개원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데에는 회의적이었다.
이 관계자는 "페이닥터를 3~4명 두고 의원을 확장했다가 결국 혼자 하는 경우도 다반사고, 심지어 강남 쪽은 문을 열었다가 8개월~1년안에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강남 쪽으로는 매물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 이후에도 경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보니 (개원을) 관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지방이나 신도시 쪽으로 개원 니즈가 많다"고 귀띔했다. 덧붙였다.
또 "소규모 의원에서 페이닥터로 버티며 어느 시점에 어떤 콘셉트로 개원할지 고민하는 분위기"라며 "시장에 의사가 늘어나다 보니 성형외과 전문의 몸값도 많이 낮아졌다. 과거 월 3000만원 수준이었는데 1500만~170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