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이식팀에는 흉부외과 백효채·이진구 교수, 호흡기내과 박무석·김송이·송주한 교수, 감염내과 정수진 교수가 속해있다.
폐이식팀은 지난 2월 말 간질성폐질환 으로 고농도 산소치료로 연명하던 63세 여성 환자에게 폐이식을 시행했다.
폐에서 산소 교환이 일어나는 간질 부위에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이상이 발생한 환자였다. 이 환자는 폐이식 대기자 등록 35일 만에 나타난 기증자에게 이식에 적합한 폐를 공여 받게 됐다.
수술은 약 5시간 만에 완료되었으며 수술 후 4일째 되는 날 환자는 인공호흡기 도움 없이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었다.
이식수술에 따른 감염우려로 6일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은 후, 환자는 일반병실로 옮겨졌으며 수술 후 8일 만에 산소호흡장치 없이 걷기 운동을 시작하였고 빠른 회복 속도를 보여 이식 수술 25일 만에 퇴원했다.
백효채 교수는 "흔치 않은 폐이식 수술을 200건이나 시행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이 성과는 개인이 아닌 수많은 의료진이 긴박함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걸어 온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환자는 이식 수술을 받기 전까지 어느 의료인에게서도 폐이식 치료방법에 대해 설명을 받은 적이 없어 오랫동안 호흡곤란으로 큰 고생을 했다는 것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다른 장기이식에 비해 덜 알려진 폐이식 분야에 대해 의료인을 대상으로 교육 및 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또 "폐도 간이나 신장처럼 살아있는 사람에게 직접 공여 받는 생체이식이 시행되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며 "국내법으로 묶여 있는 심정지 상태 환자에 대한 폐 적출과 이식이 법 개정으로 가능해진다면 폐이식 분야의 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폐이식 역사 20년…89건에 불과한 이유는?
폐이식 수술 역사는 20년 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현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두연·백효채 교수팀이 처음으로 일측 폐 이식수술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폐이식은 전국적으로 89건만 이뤄졌다. 지난해 기준 신장이식 2233건, 간이식 1469건, 심장이식 156건에 비하면 눈에 띄게 적은 수다.
이는 우리나라 장기이식법상 폐이식은 오직 뇌사자에게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이나 신장처럼 건강한 공여자에게 직접 장기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세브란스병원 폐이식팀은 3월말 현재 총 205건의 폐이식 수술을 시행해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에서 시행된 폐이식 수술의 약 50%를 담당하고 있다. 약 400분 이상 걸리던 수술시간도 최근에는 평균 315분 정도로 단축시켰다.
백효채 교수는 대한민국 폐이식 수술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대한의학회로부터 ‘제13회 바이엘임상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