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경구용 표적항암제 '입랜스'가 시장 확대 전략을 본격 가동하고 나섰다.
호르몬 양성 전이성 유방암을 처음으로 겨냥한 먹는 항암제로써, 쓰임새를 넓히는 한편 입지굳히기에 돌입한 상황.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와 동일한 'CDK4/6 억제제 계열' 후발주자들이 시장진입을 서두르는 터라, 시장선점과 적응증 확대 카드를 총동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입랜스 병용요법과 관련해 라벨을 확대 허가했다. 레트로졸(제품명 페마라)과의 병용요법으로 기승인을 받은데, 다른 아로마타제(aromatase) 억제제와의 병용전략도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추가된 적응증에 따르면, '진행성 호르몬양성(HR+) HER2음성 유방암' 환자에선 입랜스와 다양한 아로마타제 억제제 조합이 사용될 수 있다.
첫 허가 당시 폐경 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요법으로서 '레트로졸' 병용 또는 내분비 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으로 시판 승인을 받은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입랜스가 정조준한 악성 암종 목록은 호르몬 양성 유방암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현재 입랜스는 초기 여성 유방암 환자를 비롯한 두경부암, 췌창암에서도 관련 임상이 담금질 중이다.
화이자는 "이번 라벨 추가를 통해 실제 진료현장에서 입랜스를 처방하는 데 접근성을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수년간 진행된 임상 결과 레트로졸이나 아나스트로졸과의 입랜스 병용전략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제부터 아나스트로졸을 사용하는 환자에서도 입랜스를 추가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는 얘기다.
의료계 일각에선 "라벨 반영이 의료진의 처방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이지만, 입랜스 처방을 고려할때 넘어야할 문턱들이 줄어든 것 만큼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로마타제 병용전략의 안전성 문제를 우려해 처방을 고민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환자의 경우 여전히 '아로마타제 억제제 단독요법'만으로 관리가 잘되고 있고, 부작용을 걱정해 항암제를 추가하는 병용요법을 꺼리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이들에서 입랜스를 추가 병용하는데 얻어지는 안전성과 혜택은 다양한 임상에서 확인했다"면서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입랜스가 환자 특성에 관계 없이 레트로졸 병용시 유방암 1차 치료에서, 풀베스트란트 병용시 2차 옵션으로 질병무진행생존기간(PFS) 개선효과를 확인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호르몬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 기준을 바꿨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CDK4/6 독점시장 깬 후발주자…리보시클립
3개 용량, 3개 약가 '강점'…심전도 검사 부담은 '걸림돌'
2015년 상반기 신속심사를 받고 CDK4/6 억제제 시장을 개척한 입랜스는, 지금껏 전 세계 1만 여명의 의료진에 선택을 받고 약 5만명의 해당 유방암 환자가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된다.
국내에서는 작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판 승인을 획득했는데, 올해 화이자가 항암제 성장주로 기대를 거는 품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CDK4/6 억제제 독점시장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았다.
지난 3월 중순경 신속허가를 끝마친 노바티스의 리보시클립(제품명 키스칼리)은 화이자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와 동일한 작용기전으로, 경쟁을 예고한 것.
특히 입랜스를 겨냥한 리보시클립은 약가정책에서 눈길을 끌었는데, 3개 용량을 사용하는 리보시클립의 경우 3개 약제마다 가격을 달리해 유연한 가격정책을 공략한 상황이다.
다만 처방 조건에 '환자 심전도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족쇄를 달고 나온 탓에, 당장의 처방 경쟁은 불리해 보인다.
이외 릴리가 준비 중인 아베마시클립(abemaciclib)은 최근 위약과 비교해 PFS를 개선한 3상임상을 공개하며, 올해 2분기 승인신청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