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만3000명 이상 환자에게 이식된 EMBLEM은 앞서 2009년 CE 인증, 2012년 FDA 허가, 2015년 식약처 수입품목허가에 이어 지난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특히 330명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임상연구 등 해외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유효성을 입증한 EMBLEM은 제약·의료기기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 갈리엥상’(Prix Galien award)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아 ‘2016년 최고 의료기기’(Best Medical Device)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EMBLEM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없지 않았다.
점차 소형화되고 배터리 수명도 늘어난 ICD 제품과 비교해 큰 사이즈와 상대적으로 짧은 배터리 수명을 단점으로 지적한 것.
실제로 EMBLEM 크기는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가 1996년 한국에 처음 공급한 ICD와 비슷하다.
이 때문에 체구가 큰 서양인에게는 적합하지만 한국·일본과 같은 동양인에게는 다소 이식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배터리 수명 역시 최근 개발된 ICD가 대략 9~10년인데 반해 EMBLEM은 7.5년으로 짧다.
하지만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는 일본 사례를 들어 제품 크기가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일본은 한 해 ICD 이식환자가 약 7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2월 일본시장에 런칭한 EMBLEM은 불과 10개월 만에 환자 500명에게 이식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현재도 월 평균 60~70명의 환자가 이식을 받고 있다.
이는 EMBLEM이 등장했을 때 크기 때문에 미국·유럽 등 서양인에게만 적합하다는 일부 오해가 있었지만 일본에서의 선풍적 인기를 분석한 결과 제품 사이즈가 환자에게 불편함을 주거나 전혀 문제가 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 관계자는 “환자들은 ICD와 비교해 활동 시 편하고 가슴에서 당기는 불쾌감도 덜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특히 이식 자체가 출혈이 적고 시술 또한 심플하며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혈전·감염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EMBLEM 배터리 수명 역시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부연.
이 관계자는 “요즘 출시된 ICD는 배터리 수명이 9년에서 10년 이상이지만 불과 4~5년 전만 하더라도 6~7년 정도였다”며 “EMBLEM 수명 7.5년을 짧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EMBLEM 3세대 제품은 9~10년 이상으로 연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ICD와 S-ICD 배터리 수명에 대한 단순비교보다는 전극선·기기 교체 시 안전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ICD 배터리 교체 시기는 환자이식 후 대략 7년 후.
문제는 배터리뿐 아니라 약 20~30% 환자의 경우 전극선까지 교체해야하는데 이때 심장 내부에 삽입된 전극선을 분리·제거하기가 요원하다는 점이다.
전극선을 특수 레이저나 기술을 이용해 제거해야하는데 그 위험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를 증명하듯 전극선·기기 교체 시 발생하는 위험은 기존 ICD 대체 없이 계속 모니터링 하는 것보다 더 높다는 결과들이 있을 정도다.
ICD는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통상 4~5년 주기로 리콜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는 “피하지방에 삽입하는 S-ICD는 심장과 전극선이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에 따른 전극선 교체 시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EMBLEM이 ICD 배터리 교체에 따른 환자와 의사 부담과 우려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디바이스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부정맥 환자 1차 예방 조속한 보험급여 적용 기대”
S-ICD는 부정맥·급성심부전 등 예방·치료에 대한 안전성·유효성을 인정받아 호주 미국 유럽 일본 중국 홍콩 등에서 보험급여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11월 보스톤사이언티픽 EMBLEM에 대한 행위 및 치료재료 보험급여 신청이 이뤄져 현재 심평원이 검토 중이다.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는 국내 ICD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부정맥·급성심부전 등 환자를 위한 1차 예방 차원에서 S-ICD의 조속한 보험급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ICD 수요는 약 1000명으로 해마다 20~25%씩 급증하고 있다. 이는 여타 의료기기 연간 성장률 5~7%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ICD 수요가 급증한 배경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표면적으로는 2007년부터 적용된 ICD 보험급여가 환자 비용부담을 줄여 수요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ICD 이식술이 과거 부정맥·급성심부전 등 환자의 재발 및 급사 위험을 막기 위한 2차 예방(Secondary Prevention)에 집중됐던 반면 근래 들어 1차 예방(Primary Prevention) 중요성이 커지면서 그만큼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는 “미국·유럽은 전체 ICD 이식환자 중 약 80% 이상이 1차 예방 차원에서 시술을 받았다”며 “한국의 경우 1차 예방을 위한 ICD 이식환자가 2007년 당시 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약 28%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S-ICD는 심장 안으로 전극선·기기를 삽입해 혈전이나 감염 우려 가능성이 있는 ICD 이식 부작용을 대비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부정맥·급성심부전 등 1차 예방 목적으로 개발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S-ICD 보험급여가 조속히 이뤄져 소아와 여성을 포함한 젊은 환자, 운동선수 등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혈전·감염 등 부작용 없이 장기간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혜택이 돌아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