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전체 SGLT2 억제제의 계열효과(class effect)로까지 해석하는데엔 아직 근거가 부족하지만, '엠파글리플로진'의 임상적 근거만큼은 주목할 만하다는 얘기였다.
평가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 자리에서 나왔다.
이날 학회 산하 대사증후군연구회에선 경구용 당뇨약인 SGLT2 억제제의 항고혈압 효과와 심혈관 예방효과를 집중 논의했다.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예방효과를 발표한 연세원주의대 김장영 교수는 "해당 계열 약제에서 심혈관 혜택을 거론하려면, 무작위대조군연구(RCT)인 엠파글리플로진의 EMPA-REG OUTCOME 결과를 언급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약물 효과에 작용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계열효과까지 단정적으로 말 할 수는 없지만 혜택 측면에서 EMPA-REG의 데이터는 주목할 만 하다"고 밝혔다.
EMPA-REG OUTCOME의 데이터는, 심혈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발표된 심바스타틴의 1994년 랜드마크 연구(위험도 30% 감소), ACE 억제제 라미프릴의 2000년 연구(56% 감소)와도 비견되는 수치라는 것.
김 교수는 "심혈관 혜택을 계열효과로 이해하기 위해선, 엠파글리플로진 이외 나머지 SGLT2 억제제에서 진행 중인 임상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 공개된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의 심혈관 혜택을 따져본 CVD-Real 관찰연구로 미루어봤을 때, 전체 계열 약물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는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엠파글리플로진과 동일하게 심혈관 혜택을 평가하는 다파글리플로진(제품명 포시가)의 'DECLARE' 임상의 최종 결과가 오는 2019년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록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의 후원을 받은 대규모 CVD-Real 연구에선, 전체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군을 메트포르민을 비롯한 DPP-4 억제제, 인슐린 등과 비교 투약했을 때 심부전 입원 및 사망 위험을 46%까지 줄였지만 근거수준이 높은 RCT 연구가 아닌 '관찰연구'였다는 한계가 있는 이유다.
김 교수는 "카나글리플로진의 CANVAS 및 CREDENCE 임상, 다파글리플로진의 DECLARE 임상, 얼투글리플로진의 CVOT 임상 등 심혈관 임상자료가 쌓인다면, 향후 몇 년 후엔 심혈관 혜택을 지닌 SGLT2 억제제의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한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전했다.
시장에 출시된 경구용 제2형 당뇨병약 가운데, 고위험군에서 심혈관 안전성을 너머 심혈관 혜택을 따져본 유일한 RCT로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다.
지난달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럽 및 미국 보건당국에 이어 엠파글리플로진의 해당 임상데이터를 토대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 감소' 효과를 라벨에 추가했다.
김 교수는 "아시아인 하위분석 결과는, EMPA-REG OUTCOME 임상에 참여한 7020명 가운데 아시아인 1517명(21.6%)을 따로 뽑아 자디앙의 심혈관 혜택을 따져본 것"이라며 "심혈관 혜택은 일관성있게 나타났는데 심혈관계 관련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의 전체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특히 심혈관계 관련 사망은 56%가 줄었으며,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도 36%가 감소했다. 이는 EMPA-REG OUTCOME 전체 연구에서 각각 38%, 32%가 감소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한편 이날 SGLT2 억제제 구연발표 세션에 참가한 일부 학계 관계자는, EMPA-REG OUTCOME에서 심혈관 혜택이 크게 나타난 것에 의견을 전했다.
그는 "연구의 아웃콤을 많이 얻기 위해 굉장히 고위험군을 해당 임상연구의 대상으로 설정했다는 생각"이라면서 "초기엔 혈역학적 효과가 좋고 말기로 갈 수록 대사적인 작용이 시너지를 내는 것으로 보이는데, 항동맥경화약은 아니지만 심혈관 혜택만큼은 뚜렷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