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간암 표적치료제 시장에 유일한 치료옵션으로 군림한 넥사바(소라페닙) 시장에, 대항마 '렌비마(렌바티닙)'의 등장에 이어 최신 면역항암제까지 시장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옵디보'를 필두로 '키트루다'에 '임핀지' 까지, PD-1/PD-L1 계열 면역관문억제제들이 표적항암제 넥사바의 자리를 겨냥하고 있는 상황. 이르면 9월경 면역항암제의 첫 간암시장 진입 소식이 전해질 전망이다.
최근 옵디보(니볼루맙)는 면역항암제 가운데 가장 빠르게 간세포암종에 적응증을 추가 신청하면서, 미국FDA에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는 한편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을 받았다.
관건은 옵디보가 넥사바와 동일한 1차약이 아닌, 넥사바 이후 2차옵션으로 허가 신청됐다는 점이다.
BMS가 옵디보의 간암 라벨 추가 신청서를 낸 근거자료에는 넥사바에 치료경험을 가진 환자들이 주요 대상이었다.
따라서 지난달 바이엘이 자사 전이성 대장암약인 '스티바가(성분명 레고라페닙)'로 간암 적응증(2차약)을 획득한 상황에서, 향후 면역관문억제제와의 경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스티바가의 간암약 2차 옵션 승인은 3상임상인 RESORCE 연구를 근거로 했으며, 마찬가지로 넥사바를 사용하던 환자가 주 대상이었다.
간암 항암제 다음 주자는?…'ASCO 2017, 최신 데이터 격전지될 듯'
오는 2일부터 5일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국제학술대회에선 면역항암제의 간암 분야 임상데이터가 총 출동할 예정.
이번 신속심사에 토대가 된 옵디보 임상데이터인 'CheckMate-40 임상(1상 및 2상)' 역시 예외는 아니다.
ASCO에 발표될 면역항암제의 간암 임상은 일단, 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아스트라제네카의 더발루맙(제품명 임핀지) 등의 자료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최근 비소세포폐암 후기임상에서 기대이상의 성적을 내놓은 아스트라제네카의 PD-L1 면역관문억제제 더발루맙과 CTLA-4 항체약물인 트레멜리무맙은, 수술이 적합하지 않은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1상 및 2상 결과를 발표한다.
폐암 분야 1차옵션으로 승기를 잡은 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또한 간세포암 분야에서 단독요법 및 기타 항암제와의 병용전략(탠덤요법)으로 몇 가지 임상을 진행 중인 상태.
다만 옵디보와 마찬가지로 넥사바 이후 2차옵션으로 사용하는 임상시험의 경우엔, 임상등록기관(ClinicalTrials.gov)에 임상은 등록됐지만 환자 모집은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라이벌 품목인 키트루다가 치료경험이 없는 비소세포폐암에서 단독요법 및 콤보요법으로 이번 달에만 세 건의 FDA 승인을 얻고, 방광암 등에 신속심사를 진행 중"이라며 "옵디보가 비소세포폐암영역에서 키트루다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면역항암제 중 최초로 간암에 신속심사를 지정받은 것은 옵디보의 영역 확장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바이엘, 넥사바-스티바가 포트폴리오 '브릿징 구축'
한편 넥사바(소라페닙200mg)는 심평원 청구금액 분석 결과, 2015년 204억원에서 2016년 219억원으로 처방액이 늘었다.
당장 간암 1차 표적치료제 경쟁에 에자이 렌비마의 입성을 목전에 둔 가운데, 바이엘은 '넥사바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옵션 준비에 분주한 상황이다. 1차 치료제로 넥사바를 사용하다가 치료에 불응하거나 질환이 진행된 환자에는 스티바가로 즉각 전환할 수 있는 교량을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엘은 "현재 간세포암 분야에 다른 여러 신약후보물질들이 연구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당장 1차옵션을 비롯한 2차옵션 등 임상연구가 승인을 받는다고 해서 실제로 의사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연속적인 치료 접근법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