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도 너무 내렸다."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내과 의사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다. 상대가치점수 개편의 부당함에 대해 기자회견을 가진 데 이어 결의문을 발표한 것.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에 참석한 내과 의사들은 "내과 희생을 강요하는 상대가치 개정 고시를 철회하라"는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발표했다.
김종웅 회장은 "의사의 노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 내시경 검사는 점수가 올라가고 자동화 기계가 하는 혈액검사는 점수가 낮아졌다"며 "큰 틀에서 기계가 자동화돼 행위에 노력이 덜 들어가면 점수가 낮아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문제는 낮아져도 너무 낮아졌다는 것"이라며 "간기능검사(AST)가 11%, 콜레스테롤 9%, 헤모글로빈 6.1% 낮아졌다. 4년에 걸쳐 (수가가) 11% 떨어진다는 것도 아니고 11%씩 44%나 떨어진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최성호 회장도 "검체검사에서 손해 볼 것은 각오하고 있었는데 너무 과도하게 떨어진 현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며 "그간의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수가가 절반 수준으로 삭감 된다면 수개월 전 의견수렴을 거쳐야 하는 문제"라며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금방 나오는 문젠데 그동안 뭘 하고 있다가 제도 시행 직전에 (정부는) 이런 문제가 터져 나오게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내과 전공의 지원율이 낮아져 다방면의 방황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가마저 이렇게 된다면 당장 내년 전공의 모집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25일 내과 의사들 손에 쥐어진 결의문에도 이 같은 우려가 담겨 있었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는 "혈액 검사가 진료에 필수적인 내과 특성을 무시하고 혈액검사 수가를 거의 절반 수준으로 삭감하는 것은 의료계 내분을 조장하고 내과의 일방적 희생과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터무니없는 개편"이라고 비판했다.
내과의사회는 의사회의 목소리를 대한의사협회에 전달해 복지부와 앞으로 상대가치점수 개정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해 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3차 상대가치점수 개정위원회 구성에 개원의가 참여할 수 있도록 주장을 펼칠 계획이다.
최 회장은 "특정 진료과에서 유달리 손해 보는 것은 부당한 문제이기 때문에 추후 개선점이 있는지 의협이 정부와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만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