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인사와 정책 검증 투 트랙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양승조)에 따르면, 박능후 장관 후보자(61,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자료제출 요구서에 이어 서면질의서를 마무리하고 오는 18일 인사청문회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공격 모드인 야당 측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격 사유를 발견하지 못한 상황이다.
박능후 후보자의 보건사회연구원 재직 시 특혜 의혹이나 위장전입, 자녀 재산고지 거부, 논문 표절 의혹 등 일부를 제외하고 문제 제기에 그친 수준이다.
일부 의원실은 개인 신상 관련 인사검증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정해 박능후 후보자의 답변 결과에 따라 청문회 보고서 채택 여부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가 공들이는 부분은 보건의료 전문성과 정책 방향이다.
박능후 후보자를 대면한 복지부 국과장들은 보건의료 분야 이해가 빠르다는 후한 평가를 내놓고 있으나, 인사청문회 실전 돌입 시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관전 포인트는 전 정부와 현 정부에서 극명하게 달라진 보건의료 정책 현안.
야당 측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법제화와 보건의료가 포함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의 당위성에 무게를 두고 박 후보자의 명확한 입장을 촉구할 예정이다.
반면, 여당 측은 산업 개념의 원격의료 시범사업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면 궤도 수정과 더불어 현 정부 공약인 적정부담-적정수가와 일차의료 활성화 그리로 의료전달체계 개선 의지와 소신을 집중 질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모두 관심있는 분야는 박능후 후보자의 위기관리 능력이다.
박능후 후보자, 달라진 의료정책 기조와 현안별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
대표적 쟁점 현안이 헌법재판소 결정(2013년 12월) 이후 지속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논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보건복지위)의 관련 질문에 대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은 안압측정기와 자동안굴절검사기, 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 청력검사시 등 5개 현대의료기기로 국한한다는 의미"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복지부는 그동안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이들 5개 현대의료기기 허용을 따른다는 입장을 공표해왔으나, 의료계 반발을 의식해 정책적 실행은 미루고 있는 상태다.
야당 보좌진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기존 정책을 일순간에 뒤집는 것은 문제가 있다. 원격의료 시범사업과 서비스산업발전법 그리고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당 관계자는 "박능후 후보자가 현 정부의 보건의료 공약을 어떻게 수행할지 철학과 소신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가 될 것"이라면서 "복지 전문가인 만큼 자칫 보건의료 정책은 관료주의에 둘러싸여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확보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2일 대선 이후 첫 전체회의를 열고 박능후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법안심사소위원회 등 상임위원회 세부일정을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