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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라도 볼 수 있게 해달라" 정기양 교수 바람 이뤄질까

박양명
발행날짜: 2017-07-14 05:00:57

금고형 이상 실형 선고 교수직 박탈 위기…법조계 "진료 가능할 듯"

"수술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피부암 환자를 돌보게 해달라"던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정기양 교수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정기양 교수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정기양 교수의 교수직 당연 퇴직이 맞지만 의사이기 때문에 병원에 남아 진료는 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정 교수의 거취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이상주)는 정기양 교수에 대해 국회에서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정 교수는 2심 재판 당시 최후의 변론에서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삶의 길잡이로 삼겠다"며 "피부암 환자를 돌보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기양 교수는 재판부에 선고유예를 호소했다. 사립학교법상 선고유예를 받으면 교수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2심 재판에서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정 교수가 대학교수직을 잃더라도 피부암 분야 세계적 권위자이기 때문에 어느 병원에 가더라도 진료를 할 수 있다"면서도 "후진 양성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정 교수의 위증죄가 무겁다고 보고 선고유예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제 관심은 그의 교수직 유지 가능 여부. 법률전문가들은 법에 따라 교수직은 박탈되겠지만 병원에 남아서 환자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사립학교법 제57조 당연퇴직 사유에 따르면 사립학교 교원이 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4 각 호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당연퇴직한다.

교육공무원법 제10조의4를 또 보면 '국가공무원법' 33조에 해당하는 사람은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 33조에서는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자 등이라고 나와있다.

이에 따라 금고형 이상을 받은 정 교수는 '당연퇴직'에 해당한다는 소리다.

하지만 연세의대 소속 교수직을 박탈당하고 사학연금도 깎이게 됐지만 병원에 남아 진료를 계속할 수는 있다.

실제 세브란스병원에도 연세의대 소속이 아니면서 병원 직원으로서 진료를 보고 있는 의사가 있다.

한 의료전문 변호사는 "정 교수는 금고형 이상의 형을 받았기 때문에 법에 따라 당연퇴직 대상이 될 수 있고, 대학의 정관에 있는 교수직도 할 수 없게 된다"면서도 "병원에서 환자를 보고 전공의 수련을 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정 교수가 이번 판결에 불복하고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은 열려 있기 때문에 정기양 교수의 거취는 형이 확정된 후에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상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 다른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383조 4호에 상고이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정 교수처럼 집행유예가 과하다고 선고유예를 해달라고 상고하는 것은 그 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상고를 할 수는 있겠지만 기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 과정이 수개월 걸리는데 이 상황을 활용했을 때 개인에게 상당한 이익이 있으면 또 모를 일"이라며 "예를 들어 정년퇴임이 한 달 남았다는 등의 상황이 있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