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떠나는 순간 정현종 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중 한 구절을 인용하며 "여러분과 함께여서 자랑스러웠고, 여러분의 장관이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21일 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가졌다.
정 장관은 "장관으로서 지나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라는 말로 이임사를 시작했다.
정진엽 장관이 취임과 동시에 직면했던 문제는 '메르스'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것.
그는 "방역체계 개편을 위한 48개 과제를 이행함으로써 감염병 대응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감염병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불쑥 우리를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관심과 의료기관의 협력을 이끌어냄으로써 국민 감염병과 새로운 보건위협으로부터 지켜내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정진엽 장관은 정신건강 종합대책 수립, 4차산업혁명에 발맞춘 보건산업 발전전략 수립 등을 주요 업적으로 꼽았다.
그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보건의료산업이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옷을 입을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한 것도 소중한 기억"이라며 "보건산업 발전전략 수립 결과 지난해 보건산업 수출은 9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의료법 개정으로 진료정보 교류사업을 본격 확산했다"며 "환자는 진료의 연속성 및 편의성, 진료비 경감을, 의료인에게는 오진과 약물부작용 예방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복지 분야에서도 기억에 남는 일을 꼽았다. 바로 읍면동 복지허브화.
정 장관은 "주민센터를 직접 방문해야만 정부 지원이 가능했던 것을 지역사회 중심의 찾아가는 복지로 개편함으로써 복지 패러다임을 바꿨다"며 "취임 시 서류만으로 일하는 공무원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었다. 읍면동 복지허브화는 현장 중심의 정책을 가장 잘 구현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보람이 컸던 정책으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들었다.
그는 "전임 장관시절부터 복지부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준 오랜 과제 였다"며 "지난 한 해 동안 각계가 늦어지는 개편을 질타해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진감래라는 말이 있듯이 작년 연말부터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극적으로 국회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개편방안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고 회상했다.
정 장관은 앞으로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문제로 '저출산 고령화'를 꼽았다.
그는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지난해 출산율이 1.17로 나타나 여전히 절실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장기적 시계를 갖고 사회구조와 문화를 개선해 나가야 하는 거시적 정책이다"고 강조했다.
또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한다"며 "사회문화를 바꾸고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끈기있는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면 길고 어두워 보이는 저출산 터널에도 빛과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다독였다.
한편, 정 장관 재임 기간 동안 복지부 정원은 188명 늘어나고 3개의 국과 10개 과가 신설됐다. 질병관리본부 방역체계 구축을 위해 조직과 정원을 대폭 늘리는 과정에서 역학조사관도 30명 증원했다. 기획조정부도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