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증 확대 전략을 고수하는 면역항암제들이 매주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되풀이하고 있다.
작용기전이 동일한 면역관문억제제로 분류되지만, 같은 적응증을 두고는 치료 혜택 검증 결과가 판이하게 엇갈리는 탓이다.
이는 "면역항암제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PD-1 계열 면역관문억제제들이 대체적으로 비슷한 임상 프로파일을 가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업계 일각의 견해와도 상충하는 모양새.
최근 PD-1 면역관문억제제 계열의 대표격인 MSD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두경부암 임상에서 치료 목표 달성에 난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8월 KEYNOTE-012 결과를 근거로 미국FDA에 '재발성 또는 전이성 두경부암 편평세포암종' 적응증 확대 허가를 받은 지 채 1년이 안 돼 전해진 소식이다.
이번 새로이 공개된 키트루다의 최신 임상 데이터는, 임상 참여 환자의 생명 연장을 입증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진 것.
업계 관계자는 "평가 지표 달성에 완전히 차질을 빚은 게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다만 통계적인 유의성에 있어서 분석 중인 과정으로 이를 두고 FDA가 두경부암종의 신속승인에 대한 입장을 바꿀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동일 계열 면역관문억제제인 옵디보(니볼루맙)는 작년 하반기 폐암 영역에서 키트루다에 밀리며 1차치료제로는 쓴맛을 봤지만, 최근 이슈가 된 두경부암에선 전체 생존율(OS) 개선 혜택을 검증받으며 승승장구하는 분위기이다.
키트루다 신속허가에 뒤이어 작년 11월 BMS 옵디보 역시 CheckMate-141 결과를 토대로 동일 적응증에 2차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옵디보가 해당 임상에 성공한 가운데, 키트루다가 앞으로 내놓을 두경부암 1차 옵션 임상 결과에 귀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이들 약물을 비롯한 시장에 진입한 여타 면역항암제들의 임상 결과들에서도 비슷한 행보가 목격된다.
올해 상반기 기대를 모았던 로슈의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이 방광암을 적응증으로 한 글로벌 3상임상에서 생존율(OS) 개선에 실패한 반면, 키트루다는 같은 달 국소 진행 및 전이성 요로상피 암종에 1차 및 2차 치료제로 확대 승인을 거머쥐었다.
옵디보의 경우 미국FDA에서 키트루다보다 앞서 플래티넘계 항암제 투여에 실패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성인 환자에 적응증을 확보한데 이어, 지난 6월 유럽지역에선 최초로 방광암 적응증을 획득했다.
그런데 다른 적응증을 놓고는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 달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병용전략을 담금질 중이던 키트루다는 주요 3개 임상에서 좌초하면서 쓴맛을 봤다.
세엘진의 다발골수종 치료제인 포말리스트(포말리도마이드)와 레블리미드(레날리도마이드) 병용전략을 평가하던 키트루다 주요 임상연구 2건에서 사망 사건이 관찰되며, 미국FDA가 해당 임상을 중단토록 한 것.
반면 옵디보와 아스트라제네카의 PD-L1 계열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의 경우엔 현재 자체 골수종 임상을 진행 중인 상황으로, 최종 결과 확인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BMS는 이번주초 옵디보의 새로운 투약 용량 스캐쥴을 FDA에 신청 접수했다. 신청된 투여방식은 480mg 고정용량으로 매 4주간격으로 투약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