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관습으로 굳어져 왔던 문화와 전공의특별법 사이에서 괴리가 발생해 잡음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게 4년차 전공의가 전문의 시험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수련을 접고 시험공부에 돌입하는 문화다.
끝까지 일을 해야 한다는 병원과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공의 사이에 의견차가 생기고 있는 것.
최근 서울 K대학병원은 각 진료과 과장에게 '전문의 시험 대비 레지던트 4년차 특별휴가 시행'이라는 제목의 회보를 배포했다.
전공의특별법 때문에 전문의 시험 준비로 출근을 하지 않는 일이 생기는 것을 철저히 금할 수밖에 없다는 게 병원 측의 입장.
병원 측은 "시험 직전에는 휴가가 필요한게 현실이므로 각 진료과장 재량에 따라 최대 14일의 특별휴가를 신청 받아 시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즉, 현재 4년차는 수련을 받으면서 틈틈이 전문의 시험 공부를 해야 하며 최대 2주의 시간만 온전히 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 그마저도 당직 및 근무스케줄,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는 경우에 한하며 특별휴가 신청은 최소 1개월 전에 해야 한다.
병원측의 방침이 알려지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병원 측이 원칙을 고수한다면 초과근무수당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협 관계자는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는데 2주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사실 현재 4년차들은 전공의특별법 제정 전에 초과근무를 하는데다 선배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채우는 역할까지 했다. 법 시행으로 당직이 늘어나는 부담까지도 감수해 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4년차가 예정된 수련기간보다 일찍 나가는 게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병원 차원에서 현재 4년차, 나아가 3년차까지는 배려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K병원이 원칙대로 하겠다면 우리도 원칙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K대병원 전체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초과근무수당 지급 소송을 홍보하고 대전협이 공식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