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난치성 질환인 '리프라우메니 증후군(Li-Fraumeni syndrome, 이하 LFS)' 환자에서 새로운 암 진단법의 유용성이 주목받고 있다.
최신 메타분석 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코호트 분석 결과, 전신 MRI(Whole-body MRI) 선별검사가 종양억제유전자인 TP53이 불활성화된 리프라우메니 증후군 환자의 향후 발생할 악성암종을 진단하는데 효과적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데이터를 담은 메타분석 연구가 다른 수 편의 관련 논문과 함께 국제학술지인 JAMA Oncology 8월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통상 리프라우메니 증후군은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가족성 암으로, 종양억제유전자인 TP53의 불활성화와 p53유전자의 결함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뇌, 근육, 피부 등 기관에서 유방암, 골육종, 연조직 육종, 백혈병, 뇌종양, 악성부신피질암 등의 다양한 악성종양이 발생하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국립암연구소 맨디 볼링거(Mandy Ballinger) 교수는 "TP53 유전자변이 환자에선 암 선별검사가 특히 중요해지는 추세인데, 이들에서 다양한 악성종양의 발생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신 MRI결과, TP53 변이 환자의 7% 정도가 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악성종양을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결과는 리프라우메니 증후군 환자가 광범위한 암 발생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유용한 검사법에 대한 근거를 만든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메타분석 임상에는 6개국 13개 코호트 연구가 포함됐다. 이들 코호트는 모두 '국제 리프라우메니 증후군 연구 콘소시엄(Li-Fraumeni Exploration Research Consortium)'에 등록된 자료를 토대로 한 것.
결과는 어땠을까.
2004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총 578명의 환자(3분의 2가 여성 참가자)를 대상으로 전신 MRI를 시행했다. 참가자 절반 수준이 이미 최소 한 번 이상 암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었는데, 전신 MRI 결과 39명에서 42개의 악성 종양 소견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처음 MRI를 시행받은 환자 14명 중 1명꼴로 악성 종양을 발견했는데, 이들 모두 치료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양성이 아님에도 양성으로 보고되는 '위양성'률은 42.5%로 나타났는데, 이는 양성 종양, 재발암, 새롭게 진단된 전이성 암 등 의심되는 모든 암종의 가능성을 포함하는 수치라는 조언이다.
주목할 점은 또 있다.
전신 MRI 스크리닝, 뇌종양 및 골육종 '청소년층'-상피성 암 '노년층'
암발견율은 아이들에서 높았으며, 비교적 젊은 성인층에선 낮게 나타났고, 고령 환자일수록 증가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 전신 MRI 결과 뇌종양과 골육종은 아이들에서 높게 발견됐고, 상피성 악성종양신생물(epithelial malignant neoplasms)의 경우 고령에서 진단이 잘 됐다.
이는 TP53 변이가 확인된 아이들이나 성인 모두에서 전신 MRI가 추적관찰에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진단법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이번 전향적인 암 스크리닝 연구 결과에는 리프라우메니 증후군 환자 116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전신 MRI에 더해 뇌 및 유방 MRI와 대장내시경, 복부 초음파, 혈액검사 등을 시행받았는데 그 결과 비정상적인 MRI 소견을 보인 환자는 추적관찰을 통해 전신 MRI를 실행했으며 116명 중 32명(27.5%)에선 이상 소견을 보였다.
더욱이 절반 가량이 '전신 MRI 단독 검사'를 통해 암을 찾아냈다는 대목이다. 대장내시경이나 혈액검사, 유방촬영술(mammography)에선 암을 진단하지 못했다는 것.
연구팀은 "전형적인 리프라우메니 증후군이나 유사 증후군(LFL) 등 고위험군 환자에선 악성 암종의 조기 진단법은 개인별 맞춤형 예방전략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물론 기존 연구들을 토대로 했을 때, 이들 환자에서 전신 MRI를 활용한 조기 암 검진법은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