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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못 따라가는 간호간병 수가 "내년부턴 적자"

박양명
발행날짜: 2017-09-26 05:00:57

중소병원 중심 우려감 확대…"중증도 높은 재활병동 특히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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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사업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수가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해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병원들이 적자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25일 병원계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 자체가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재활병동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한 병원들은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할 상황이다.

경기도 A병원 원장은 "간호간병에서 재활이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재활병동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했다"며 "간병 때문에 재활치료를 못하는 환자가 많고 아급성기 환자는 6개월 이상 입원해야 할 때가 많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간호사 인력난도 문제지만 내년부터는 간호보조인력인 간호조무사나 요양보호사 인건비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수가 만으로는 보전을 할 수가 없게 된다"며 "최저 임금 인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A원장 설명에 따르면 90명의 재활환자가 입원하면 직원이 100여명이 있어야 한다. 그중 간호사는 34명, 간호조무사 등 간호보조인력은 약 2배 더 많은 66명이다. 주 40시간, 3교대로 운영하려면 필요한 인력이다.

그는 "66명은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는데 내년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한 명당 급여가 평균 15만원 이상 오른다"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수가만으로는 그 인건비를 맞출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대구 B병원은 현재 인력만으로는 주 40시간씩 일해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기 힘들어 추가 근무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내년부터는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

B병원 원장도 "재활, 신경과 병동은 중증도가 높아서 간병 부담이 특히 높은 곳"이라며 "재활치료를 하려면 환자가 하루 동안 수십번씩 왔다 갔다 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는 않더라도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인력으로는 추가 근무를 하다 보니 그에 따른 비용 부담도 따라서 높아져 이대로라면 내년부터 적자는 불 보듯 뻔하다"며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하는 중소병원들은 정부에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근거자료 만들기에 나섰다.

자체적으로 내년도 상황을 예측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하는가 하면 적자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A병원 원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운영 중인 중소병원 10곳에 최저임금 구간의 인력 숫자와 부담 비용 등을 묻는 설문조사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며 "현재 정부가 진행 중인 적정수가 연구에 이런 현실도 반영해야 한다.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면 정부에 정식으로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