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병원 노조가 다음달 10일부터 전면파업 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을지대병원지부(대전)와 을지대학교을지병원지부(서울, 이하 을지병원지부)가 다음달 10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27일 밝혔다.
노조는 26일 진행된 3차 조정회의에서 을지재단과 임금 협상을 진행하다 합의를 보지 못하고 결국 조정이 결렬됐다.
지난해 대전 을지대병원의 18일간 파업투쟁에 이어 올해는 대전과 서울 병원에서 파업이 진행될 위기를 맞은 것.
이로써 지난 5일 보건의료노조 96개 사업장 중 을지대병원만 미타결사업장으로 남아 파업에 직면하게 됐다. 92개 사업장은 원만하게 타결했고, 경상대병원과 울산병원은 쟁의조정신청에 돌입한 이후 15일간 조정기간을 연장했다.
을지병원지부는 "추석전 협상 타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되 사측이 불성실하게 협상에 임하며 노조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추석연휴가 끝나는 10월 10일부터 대전과 서울에서 동시 전면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조측은 2017년 교섭에서 임금인상 총액 7.4%와 타 사립대병원과의 격차 해소분 7.6%를 요구했지만 재단 측은 총액 5% 인상으로 맞섰다.
을지병원지부에 따르면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 임금 수준은 타 사립대병원의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타 사립대병원이 설과 추석에 각각 30만~40만원씩의 명절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반면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은 명절수당이 아예 없다. 하계휴가비도 타 사립대병원은 20만~60만원 수준이지만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은 없다.
호봉제인데다 장기근속수당이 있는 타 사립대병원과 달리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은 연봉제여서 근속수당조차 없다.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중은 을지대병원 26.2%, 을지병원 34.6% 정도다. 전국 35개 사립대병원의 의료수익 대비 평균 인건비 비중은 41.5% 수준이다.
노조 측은 명절수당 신설, 식대 인상 등 임금격차 해소방안을 요구했지만, 재단 측은 이를 거부했다. 추석전 의견 접근과 원만한 타결을 위해 29일까지 조정기간을 연장하자는 노동위원회와 노조측의 의견조차 통하지 않았다.
보건의료노조는 "타 사립대병원과의 임금격차를 해소하려는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 없이 파업은 불가피하게 됐다"며 "조정기간이 만료되는 26일 각 병원 로비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투쟁을 결의했다"고 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타 사립대병원 수준에 준하는 임금인상과 함께 2020년까지 타 사립대병원과 임금격차를 해소할 것을 조정안으로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을지재단 사용자측이 진정성있게 임금격차 해소방안을 마련해 파업 돌입 전 원만한 타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96개 사업장 중 92곳은 인력 확충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임금인상, 단체협약 갱신협약을 파업 없이 원만하게 타결했다"고 설명했다.
또 "왜 을지대병원과 을지병원만이 유일하게 파업상황에 놓이게 되었는지 을지재단측은 분명하게 책임을 통감하고, 진정성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