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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 육성? 표준산업분류 항목 신설부터

정희석
발행날짜: 2017-09-29 19:12:42

정부 산업육성 구호에 맞는 제도 정비 선행 시급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가 고령화와 미세먼지, 비만 등 사회 이슈가 된 다양한 건강문제와 국가경제 혁신 성장을 이끌 지렛대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는 최근 심의·의결된 ‘제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골자인 바이오 경제 키워드 중 하나로 경제성장과 일자리, 국민건강을 동시에 도모할 중요 과제이기도 하다.

특히 병원에서 가정으로 헬스케어 패러다임을 바꿔 환자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한 바이오 헬스산업의 진단과 전망’ 이슈페이퍼 참조.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의 이용 만족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기업 ‘라이프시맨틱스’가 올해 초 공개한 ‘스마트RX(처방)’ 실증 결과를 보면 환자 만족도는 평균 95%, 의료진 만족도는 평균 85%에 이른다.

스마트RX는 암과 뇌졸중 등 중증질환자가 퇴원 후 스스로 예후를 관리하는 서비스로 환자 맞춤형 케어플랜(치료계획)을 담은 애플리케이션과 혈압·혈당·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하는 IoT 의료기기로 구성된다.

실증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폐암 환자(91명)의 경우 서비스에 보통 이상으로 만족한다는 긍정적 응답이 96.5%, 폐암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98.8%였다.

환자의 89.6%는 지속적인 서비스 이용 의향을 밝혔고, 환자의 96.6%는 타인에게 서비스를 권유하겠다고 밝혔다.

참여 환자의 97%는 폐암 4기, 나머지는 폐암 2기였다.

실증 기간 동안 폐암 환자들의 삶의 질과 통증, 운동능력, 스트레스 지수도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위암(85명)과 대장암(91명) 환자들의 서비스 이용 만족도도 폐암 환자와 비슷했다.

항암보조요법 환자군의 서비스 만족도는 각각 94.3%(위암)·96.2%(대장암), 고식적 요법 환자군의 경우 93.4%(위암)·96.8%(대장암)로 조사됐다.

위암 환자의 80%, 대장암 환자의 70% 이상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위암 환자 병기는 4기 45%, 3기 22%, 2기 34%였고, 대장암 환자는 4기 56%, 3기 39%, 2기 5%였다.

서울(99명)과 대구(26명) 2개 의료기관에서 수행된 뇌졸중 환자들의 서비스 이용 만족도 역시 95%에 이르렀다.

환자의 96%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에 대해 만족했고 환자 4명 중 1명(28%)은 서비스 이용 후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환자의 절반 정도는 영양상태가 개선되고 복약순응도는 상승했다고 답했다.

뇌졸중 환자의 53%는 뇌경색, 43%는 뇌출혈이었다.

의료진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라이프시맨틱스에 따르면, 스마트RX 실증에 참여한 환자들을 관리한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 39명을 상대로 서비스 만족도와 유용성·사용성을 평가한 결과 의료진의 85.6%는 환자 점검과 소통, 건강관리 등 다방면에서 유용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고 84.6%는 이 서비스를 다른 병원에도 권하겠다고 했다.

스마트RX 실증은 ▲서울아산(폐암) ▲삼성서울(위암 및 대장암) ▲서울시보라매(뇌졸중) ▲대구드림(뇌졸중) 등 4개 병원에서 암과 뇌졸중 환자 392명을 상대로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진행됐다.

참여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56세였다.

라이프시맨틱스 권희 서비스경영실장은 “스마트RX 실증 결과는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가 환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며 암 환자와 같은 중증질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는 중증질환자의 빠른 사회복귀를 돕고 만성질환자 건강관리로 병의원 중심 현행 의료전달체계에서 의료쇼핑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헬스IT 업계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산업 성장은 의료비 경감과 고령화에 대비한 국가 보건의료시스템 혁신을 유도하고 국가 경제성장과 일자리에 미치는 파급력이 지대하다”고 말한다.

디지털 헬스케어산업 육성을 위한 해외 각국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미국은 올해 들어 FDA에 디지털 헬스 부서를 신설하고 의료용 소프트웨어 가이드라인,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 규제 재구성, 전문가 양성 등 액션플랜을 제시했다.

노키아 몰락 후 헬스케어로 눈을 돌린 핀란드는 정부·의료기관·기업의 의료정보 공유와 이를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 창출로 디지털 헬스케어 수출에서 지난 20년간 연평균 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민건강은 물론 ICT 융합을 통한 혁신 성장과 미래 일자리까지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도 경제정책 주요 국정과제로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제3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산업과 바이오 연구 산업을 융합형 신산업으로 본격 육성하겠다”며 “의료 빅데이터 규제 개선과 표준화로 건강정보와 ICT를 융합한 신의료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고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사업화와 현장 실증사업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디지털 헬스케어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KCSI(한국표준산업분류)부터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핵심 기반인 헬스케어 소프트웨어는 KCSI에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에 부속돼 있는 등 정부 구호에 걸맞지 않게 소외돼 있다.

헬스케어의 디지털화 역시 의료기기 하부영역에서 평가되고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헬스IT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 10년 만에 이뤄진 KCSI 10차 개정에서 미래성장산업에 관한 별도산업 항목을 신설하면서 3D프린터, 드론, 모바일 게임 소프트웨어는 반영됐지만 헬스케어 소프트웨어는 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9년 게임 관련 규제를 대거 제거하고 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게임 소프트웨어 항목을 KCSI에 신설한 뒤 현재 매년 10조원 이상의 경제 가치를 만드는 산업으로 게임 산업이 성장한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