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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표적항암제 '타그리소' 급여 무산 위기

원종혁
발행날짜: 2017-10-12 12:00:53

13일 공단 최종 약가협상 입장차 첨예 '내부 급여 포기안 검토까지'

최종 약가 협상을 하루 앞둔 폐암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의 급여 협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단과 아스트라제네카의 제시 약가 차이가 크게 벌어지며, 자칫 급여 포기 수순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 8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가 급여적정성 판정을 내리며, 사실상 급여가 예상됐던 T790M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의 급여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세계 최초의 T790M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로 경제성 평가 면제 대상이 된 후 무난한 급여 등재가 점쳐졌지만, 국내 론칭 1년8개월을 끌어오며 적잖은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건강보험공단과 아스트라제네카는 13일 타그리소 관련 최종 약가협상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타기리소의 급여 포기설이 심심치않게 흘러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양측이 제시한 적정 약값에 대한 의견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지며, "사실상 합의가 어렵겠지 않겠냐"는 업계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공단측이 타그리소와 같은 시기에 급여 협상을 진행 중인 또 다른 국산 신약 '올리타(올무티닙)'의 협상 제시가격을 고려하는데, 아스트라제네카는 타그리소의 급여가격을 올리타에 맞춰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유인 즉슨 대규모 글로벌 3상임상을 진행하며 유효성과 안전성 데이터를 마련한 타그리소를, 2상임상으로 조건부 승인을 획득한 올리타와 같은 선상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반면 공단은 최종 협상을 앞두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타그리소가 올리타보다 우월하다고 볼 만한 직접 비교임상(헤드투헤드) 등이 없는 상황에서 올리타의 가격과 무관하게 타리그소의 약값을 가져갈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입장차는 결국 지난 8월 심평원으로부터 급여 필요성을 인정받고도 2개월 넘게 타그리소의 약가합의가 지연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공단 제시가격으로는 본사에 승인검토조차 할 수 없으며, 내부적으로 최종 협상과 함께 급여포기안을 검토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약가협상지침에 따르면 양측은 협상 시작 60일 내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만일 마지막 협상에서 극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타그리소는 심평원 약평위를 통과하고도 급여 등재에 실패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미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초 독일에서 협상가격 합의에 실패하며 타그리소 급여를 포기한 전례가 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T790M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허가한 약제는 타그리소를 비롯 한미약품의 올리타(올무티닙) 두 종이다.

두개 치료제 모두 급여협상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 최종 급여 등재를 결정지은 T790M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올리타의 경우 국내에서 3상임상을 승인을 받아 환자를 모집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