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던져졌다. 호흡기 관련 학회 주요 3곳은 2년이 넘도록 근거를 모아 정부에 '상담수가' 신설을 공식 제안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7일 서울 쉐라톤 팔래스 강남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만성호흡기 질환의 수가 신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세 학회는 의기투합해 만성기도질환 교육상담료 TFT를 만들고 관련 근거를 꾸준히 만들어 왔다. 그리고 최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만성질환 관리 교육상담 수가 신설이 신속히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TF 팀장을 맡은 천식알레르기학회 윤호주 교수(차기 이사장,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국내외 연구논문을 수집하고 교육상담료 개념이 있는 질환의 급여화 과정 등을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 수가 많으면서 교육상담수가가 있는 질환은 당뇨와 암이 대표적"이라며 "학회 차원에서 이렇게 교육상담수가 신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COPD, 천식 같은 만성기도질환의 유병률과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천식알레르기학회 조상헌 이사장(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도 "개인 의사 차원에서는 환자 교육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하고 있지만 이를 할 수 있는 병원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며 "정부와 구체적인 협의가 되면 TFT를 통해서 콘텐츠를 개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도대체 COPD, 천식에 대한 환자 교육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길래 '수가'까지 만들어야 하는 걸까.
조상헌 이사장은 "큰 병원에서는 환자를 모아 집단 교육을 하는 곳이 많은데 천식은 최소 40분 이상의 교육시간이 필요하다"며 "질병 이해, 약제 사용법 등을 제대로 교육하려면 1시간 20분이 걸린다. 전국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프로토콜을 만들어도 최소 30~40분의 교육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핵및호흡기학회 김영균 이사장(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은 "만성질환의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1차적인 곳은 개원가"라며 "하지만 개원의가 환자 한명을 앞에 두고 질환에 대한 설명, 흡입제 사용방법, 질환 관리 및 응급상황 대처법까지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간호조무사 등 전담 직원을 두는 것도 비용이 부담될 것"이라며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아무리 짧게 설명해도 최소 15분은 걸린다. 정부에서 이에 대한 비용 지원이라도 있으면 동기유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성호흡기질환 열쇠는 개원가…학회, 다양한 교육사업
결국 만성질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한 열쇠는 1차 의료기관이 갖고 있는 상황. 아직 교육상담수가가 신설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 학회는 의사 교육에도 힘을 쓰고 있다.
윤호주 팀장은 "흡입제를 적극적으로 쓴 게 90년대 후반"이라며 "호흡기질환 전문의가 아니면 의사라도 흡입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학회에서도 인지도 제고를 위해 10년 이상 교육을 진행해 왔다"고 했다.
이어 "의사는 환자에게 왜 흡입제를 써야 하는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뿐만 아니라 환경관리, 응급상황 대처 등을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균 이사장도 "각 지방을 순회하면서 오프라인으로 강의를 하는 등 수시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가가 책정되면 현재하고 있는 캠프 심포지엄 사업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상헌 이사장 역시 "개원가 흡입제 처방률, 천식 치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꾸준히 교육 세션을 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교육간호사를 전문적으로 트레이닝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