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약 잔탁, 큐란을 투약했을 때 부작용이 생긴다는 것을 알면서도 환자에게 이들을 처방한 의사.
환자는 결국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었고, 전신마비의 지속성 식물상태에 이르렀다.
환자와 그 가족은 병원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법원은 병원 측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서울고등법원 제19민사부(재판장 민중기)는 최근 쇼크로 전신마비가 된 환자 A씨와 그 가족이 경기도 B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린 1심을 유지했다.
병원 측의 손해배상액도 1심보다 더 많아졌다. 병원의 손해배상액은 3억8288만원.
환자와 병원 모두 법원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60대의 A씨는 잔탁 계열 약물을 복용한 후 전신 알레르기 부작용으로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었다. 환자 진료기록에도 잔탁 성분인 라니티딘 부작용이 있다고 쓰여 있다.
속 쓰림으로 B병원을 찾은 A씨에게 의사는 라니티딘 성분의 큐란을 정맥주사했다. A씨는 흉통을 호소하다가 의식을 잃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온 것이다.
A씨는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었고 현재 전신마비, 사지경직 등 식물인간 상태다. 인지장애, 언어장애도 있다.
병원 측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손해배상액을 줄이기 위한 주장을 펼쳤다.
재판부는 "의사는 환자에게 라니티딘 성분이 들어있는 약을 처방하면 쇼크 등 부작용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해당 계열 약물은 피해서 처방했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어야 함에도 소홀히 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