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과 UCB가 공동개발한 항체약물인 '로모소주맙'이 승인신청 1년 만에 허가당국에 반려 통보를 받으며 좌절을 맛봤지만, 최근 추가 임상 데이터를 내놓으며 허가 테이블에 다시 올려진 것이다.
당시 승인 반려에 원인은 효과가 아닌 안전성에 있었다.
골량을 늘리고 주요 골절을 극적으로 줄이는 강력한 효과만큼은 인정 받았지만, 심혈관 이상반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지난 7월 미국FDA는 반려 결정을 내리며 "첫 신약신청 당시 임상근거로 제출했던 FRAME 임상에 더해 추가적인 임상 데이터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최근 암젠은 국제 류마티스학회에서 로모소주맙의 최신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올해 미국류마티스학회(ACR) 연례학술대회에서 로모소주맙의 추가 3상임상인 ARCH 결과지를 발표한 것. 더욱이 이번 3상임상이 보다 실제적인 임상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목을 바았다.
여기서 임상 혜택은 기존에 제출된 FRAME 연구와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4093명의 골절 고위험군인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 결과, 로모소주맙과 '알렌드로네이트(제품명 포사맥스)' 순차 치료 전략은 기존 알렌드로네이트 단독요법에 비해 더 나은 성적을 나타냈다.
주저자인 미국 앨러바마대학 케네스 사그(Kenneth Saag) 교수팀은 "로모소주맙은 차별화된 작용기전을 가진 새로운 치료옵션으로 매우 높은 치료효과를 나타냈다"면서 "이번 결과 모든 부위에서 골절 위험을 드라마틱하게 줄인 것은 주목할만 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환자에 12개월간 로모소주맙이나 알렌드로네이트를 투약케 하고, 이후 12개월을 더 연장해 오픈라벨 방식으로 모든 환자는 알렌드로네이트를 투약받았다.
치료 2년차 시점에 결과는 어땠을까.
로모소주맙과 알렌드로네이트를 순차적으로 투약받은 환자군에서는 알렌드로네이트 단독요법 대비 신규 척추 골절 발생 위험을 50% 줄였다. 또 임상적인 골적 위험 역시 27%를 더 낮췄다.
안전성 이상신호,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연구팀은 "이제 남은 질문은 심혈관 안전성이다"면서 "해당 안전성 검증은 추후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안전성에는 선을 그었다.
일단 이번 임상에서 안전성 데이터와 관련, 12주차 치료 환자의 중증 심혈관 이상반응 발생률은 로모소주맙 순차 치료군에서 2.5%로 알렌드로네이트 단독 치료군 1.9% 보다는 높게 나왔다.
심장 허혈성 사건과 뇌혈관 사건의 발생률은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심혈관 사건 발생과 관련해 약 0.6%의 유의한 차이를 보였는데, 이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단순히 로모소주맙이 실제 심혈관 이상반응을 높이는 것이거나, 알렌드로네이트가 심혈관 보호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다양한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미국 터프츠의대 클리포드 로젠(Clifford Rosen) 박사는 국제학술지인 NEJM에 ARCH 임상의 논평을 실었다(N Engl J Med. 2017;377:1417-1427).
로젠 박사는 "ARCH 임상에서 로모소주맙의 강력한 골량 증가와 척추 및 임상 골절을 줄이는 효과는 상당했다"면서 "이는 해당 약물이 뼈의 생성을 자극하고 뼈의 재흡수를 줄이는 효과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모소주맙이 심혈관 사건이 더 높았다는 부분은, FDA에 승인신청 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DA는 현재 로모소주맙의 최신 데이터의 리뷰를 진행 중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상반응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해당 임상을 근거로 할 때 일반적으로 골밀도의 T 스코어가 -3.0 이하인 다발성 골절을 가진 고위험군에서는 로모소주맙을 1차 옵션으로 쓰고 이후 골흡수억제제를 사용하는 치료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