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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개원가 외면한 2차 상대가치점수 개정…가산책 필요"

박양명
발행날짜: 2017-11-24 05:00:59

29일, 2단계 개정 건정심 상정…"수술 가중치 없으면 외과계 다 죽을 것"

"개원가를 외면한 개정이다."

정부의 2차 상대가치점수 개정 결과를 받아든 외과 개원의들의 평가다. 내년 '외과를 배려한' 상대가치점수 개정 2단계가 예정돼 있지만 외과 개원가의 우려는 깊어만 가고 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29일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내년 1월에 적용할 2차 상대가치점수 2단계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검체검사는 낮게, 수술과 처치는 높게'를 목표로 2020년까지 4회에 걸쳐 단계적으로 2차 상대가치점수를 개편할 예정이다.

하지만 외과적 수술에서 난이도가 낮은 편에 속하는 맹장수술, 치질 수술, 탈장수술 상대가치점수는 낮아졌다. 중증도 중심으로 점수가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단순 충수절제술의 기존 상대가치점수는 3552.48이었는데 개정 후에는 3523.79로 약 29점 낮아졌다. 치핵근치술도 3518.97에서 3396.16으로, 치열수술은 1898.19에서 1889.83으로 낮아졌다.

수가는 상대가치점수와 매년 수가협상으로 정해지는 환산지수의 곱으로 이뤄진다.

상대가치점수 개정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외과 전체 총점은 결과적으로 올라갔다"며 "상대가치점수가 낮아져 수가가 떨어진 것 같지만 내년에는 환산지수가 올라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보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 조삼모사…인건비 상승 더하면 경영 힘들다"

외과 개원가는 내년 상반기 수가가 오른다고 해도 상대적으로는 떨어지는 효과와 같다며 침울한 분위기다.

서울 S외과 원장은 "어려운 수술 점수 올리는 것에만 집중하니 개인의원이 주로 하는 맹장수술, 치질수술, 탈장수술 수가는 많이 떨어졌다"며 "1000원 받던 것을 상대가치점수 개정으로 900원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1000원으로 오르면 결과적으로는 떨어진 걸로 봐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서울 B의원 원장은 "상대가치점수 올렸다가, 환산지수 올렸다가 완전 조삼모사"라며 "외과적 수술에 대한 점수 자체가 워낙에 낮다. 내년에는 인건비 상승까지 더하면 병원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손가락 마디에 염증이 생기는 방아쇠수지증후군(수지건초염) 수가는 15만원(환자 본인부담금 5만원) 수준이고 검사비, 비급여 등을 더해도 최대 30만원"이라며 "들이는 시간과 노력 대비 비용이 낮아 대부분의 의사들이 기피하는 수술"이라고 말했다.

수술 행위료가 너무 낮으니 입원비, 마취비, 비급여 등 끌어다 붙일 수 있는 각종 항목을 더해서 수익을 보전하려는 것이다. 결국 검사와 진단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체계라는 소리다.

이 원장은 "비급여가 급여화로 바뀌면 외과 개원가는 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며 "외과적 행위료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가 높았다.

외과의사회 "외과에 대한 다양한 가산책 필요"

대한외과의사회는 정부 정책에서 외과 개원가는 소외돼 있다며 외과 살리기 대안들을 개발,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외과의사회 관계자는 "단순히 상대가치점수 개정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수가 현실화가 필요하다"면서도 "외과 의사에 대한 가산책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진료비에는 공휴가산, 야간가산 등 각종 가산이 있는데 외과의 수술 행위에는 가산이 없다"며 "수술에 대한 가중치를 두지 않으면 외과계는 다 죽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외과는 하루에 환자를 많이 보면 20~40명인데 진료비가 올라봐야 큰 이익이 없다"며 "1차 의원에서 많이 하는 수술에 가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 수술과 같은 경우에는 환자본인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감기 환자가 대학병원을 가면 본인부담금이 높다"며 "마찬가지로 맹장, 치칠, 탈장 수술 같은 난이도가 낮은 수술을 하러 대형병원을 찾으면 환자 부담을 늘리고, 의사가 받을 수 있는 돈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