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와 화이자가 공동개발한 PD-L1 계열 면역항암제 '아벨루맙(제품명 바벤시오)'이 진행성 위암을 겨냥한 첫 도전에 쓴맛을 봤다.
올해 상반기 주요 허가당국에서 희귀 피부암종의 일종인 전이성 메르켈세포암과 방광암에 연이어 시판허가를 거머쥐며 기대를 받았지만, 최근 진행성 위암의 후기임상(3상)에서 전체 생존율 개선에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지를 받아든 것이다.
면역항암제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선 만큼 틈새시장 개척에 집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 임상 소식이 전해졌다.
전이성 위암 및 위식도 접합부 선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해당 임상에는, 면역항암제들의 바이오마커로 거론되는 'PD-L1 발현율'에 관계없는 371명의 해당 환자가 등록됐다.
그런데 이번 위암 임상에서 나타난 아벨루맙의 성적표에는 주목할 부분이 있다. 일반적인 위약이 아닌 공격적인 항암화학요법을 비교군으로 잡았다는 대목.
머크 본사는 "아벨루맙의 혜택을 평가한 해당 위암 분야는 치료가 어렵고 이질적인 질환"이라면서 "이번 임상은 비교군으로 위약을 사용하지 않고, 항암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를 처음으로 비교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위암의 경우 2012년 기준 한해 95만명의 신규 환자가 보고됐고 주요 사망원인 3위를 차지했다"며 "더욱이 아벨루맙이 겨냥한 위암 영역은 치료 옵션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머크 "위암 영역, 1차 유지요법 임상 향후 일정 차질 없어"
화이자 "머크와 파트너쉽, 아벨루맙 공동개발 프로그램에 전념"
현재 아벨루맙이 겨냥한 위암 시장에는, 면역항암제 선발 품목인 MSD '키트루다(펨블롤리주맙)'와 BMS와 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니볼루맙)'가 모두 진입해 있다.
지난 9월 PD-1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가 PD-L1이 발현된 항암화학요법을 최소 2회 이상 받은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FDA에 허가를 받았고, 옵디보의 경우 일본 지역에서 항암화학요법 이후 암이 진행된 해당 환자에 적응증이 확대된 것.
머크 본사측은 "위암 영역에 적응증 확대 계획에는 변화가 없으며, 현재 해당 환자들에서 항암요법을 받은 이후 1차 유지요법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며 향후 일정에도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화이자제약 역시 아벨루맙의 공동개발 전략에는 같은 입장을 취했다. 아벨루맙의 단독요법 관련 연구는 머크가, 병용전략은 화이자제약이 임상연구를 분할 담당하는 상황.
지난 3분기(10월) 컨퍼런스 모임에 참석한 화이자 이안 리드 CEO는 "머크와의 파트너쉽과 관련, 공동개발 프로그램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으며 아벨루맙 개발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에버코어 ISI 관계자는 "이번 임상결과가 향후 아벨루맙의 개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당 적응증과 관련한 임상은 상대적으로 진행하기 힘든 연구였고, 선발 품목인 키트루다나 옵디보와 비교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