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앞두고 신청병원 병원장들 사이가 어색해졌다. 언제까지 0.01점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줄 세우기식 평가를 지속할 것인가."
상급종합병원협의회 임영진 회장(사진, 경희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전화 인터뷰에서 현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의 문제점을 이같이 비판했다.
복지부는 지난주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51개 신청병원의 평가점수를 통보한 상태로 이의신청을 거쳐 권역별 소요 병상수에 입각해 이달 중 새로운 상급종합병원을 지정, 발표할 예정이다.
임영진 회장은 "의사도, 종합병원도 세계 최고 수준이나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상대평가로 복지부 발표 앞두고 신청병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하위권의 경우, 0.01점 차이로 상급종합병원 당락이 갈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3년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지부 장차관을 비롯해 실국장을 만날 때마다 우수한 인력과 시스템을 갖춘 종합병원을 십분 활용해달라고 주문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수를 43곳으로 국한하지 말고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하고 "테니스 경기에서 라인에 닿기만 하면 득점을 인정하는데 현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상대평가로 동일 수준임에도 근소한 차이로 탈락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영진 회장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수 확대에 따른 진료비 비율 증가 관련, "현 43개 상급종합병원이 차지하는 진료비 포지션을 50개로 늘려도 그대로 배분하면 된다"면서 "경쟁력 있는 종합병원에 상급종합병원 타이틀을 부여해 국민건강과 보건산업을 위해 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빅5' 병원의 새로운 트랙도 주문했다.
임 회장은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 5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아무런 제재 없이 지정되고 있다. 이들 병원을 위한 4차 병원 트랙 신설을 통해 나머지 상급종합병원과 경쟁해 지정과 탈락이 가능한 경쟁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51개 신청 병원 대부분이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목표로 가점(3점)을 얻기 위해 수 억원을 투입해 슬라이딩 도어 설치와 보안인력을 배치했다"면서 "지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격이없이 지낸 병원장들 관계도 어색해졌다. 정부가 과감하게 상급종합병원 지정 수를 늘려 병원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임영진 회장은 "어느 지역권은 나홀로 신청으로 무혈입성이고 신청병원이 몰린 곳은 상대평가 점수가 높더라도 탈락하는 게 현실이다. 회장 임기 중 공정한 상급종합병원 지정 룰을 수립하는데 모든 역량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