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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지출보고서 작성 ‘페어페이메드’로 해결

정희석
발행날짜: 2017-12-05 00:03:17

협회 나흥복 전무 “초기 개발비용 없이 사용…합리적 유지보수비용 검토”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나흥복 전무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는 제약사만 해당되지 않나요?” “의료기기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가 내년부터 시행되나요?”

의료기기업체가 의료인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 내역을 모두 기록하고 관련 자료를 보관하는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에 관한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시행이 한 달도 채 안 남은 시점에서 최근 기자와 만난 의료기기업체 담당자들이 던진 공통 질문이다.

한국판 ‘선샤인 액트’(K-sunshine Act)로 불리는 이 제도와 관련해 시행 시기는 물론 작성방법과 세부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의료기기업체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규모가 영세한 업체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설령 시행 시기는 알더라도 마치 남의 일 이야기하듯 ‘강 건너 불구경’이다.

왜 그럴까?

홍보부족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지출보고서 미작성 시 부과되는 처분이 벌금 200만원으로 낮을 뿐 아니라 제품설명회·학술대회 지원 등 행사가 많은 일부 다국적기업에만 해당된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제조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제도시행을 대비해온 다국적기업들 또한 고민은 없지 않다.

전산화와 데이터 연동이 가능한 자체 지출보고서 작성시스템을 개발하면 높은 업무 편의성과 원활한 리스크 관리 장점은 있지만 초기 개발·구축비용이 부담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의료기기업체들의 지출보고서 작성 부담을 줄여주는 ‘Fair Pay MeD’(페어페이메드)를 오는 11일 공개하는 한편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에 관한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를 업계에 적극 알릴 예정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지출보고서 작성시스템 ‘Fair Pay MeD’(페어페이메드)를 오는 11일 공개한다.
협회 나흥복 전무는 “복지부는 의료기기·제약사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시행에 필요한 보고서 항목과 양식을 담은 ‘약사법 시행규칙’ 및 ‘의료기기 유통 및 판매질서 유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지난 6월 28일 공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안 공포 후 꽤 시간이 흘렀지만 홍보부족 때문인지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시행을 잘 모르는 의료기기업체들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나 전무에 따르면, 의료기기사업자(제조 수입 판매 임대업자)는 2018년 1월 1일부터 의료인에게 제공하는 ▲견본품 ▲임상시험 지원 ▲구매 전 사용 ▲비용 할인 ▲시판 후 조사 등 모든 경제적 이익을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누가, 언제, 누구에게, 얼마 상당의 무엇을’ 제공했는지를 기록·작성하고 5년 간 보관해야 한다.

그는 “제도 시행에 따라 의료기기사업자들은 복지부가 정한 항목을 기록해 5년 간 보관하고 회계연도 3개월 이내 보고서를 작성하면 기본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업체에 따라서는 담당자가 중도 퇴사하거나 일시적인 부재로 지출보고서를 장기간 기록·유지·보관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관리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이 점을 고려해 지난 7월부터 업계 의견을 반영한 ‘페어페이메드’를 개발해 오는 11일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페어페이메드는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방식 지출보고서 작성시스템으로 법에서 규정한 지출보고서 양식에 맞춰 간편하게 기재할 수 있다.

특히 협회 공정거래규약 시스템 개발업체 레드코리아가 개발했기 때문에 지출보고서 작성시스템 초기 개발비용 절감은 물론 데이터 연동 또한 원활하다는 게 협회 측 설명.

나흥복 전무는 “협회가 운영 중인 공정거래규약 시스템을 이용하는 업체는 사업자 신고 자료가 페어페이메드에 자동 등록되기 때문에 지출보고서 작성 항목 중 ‘학술대회 지원’ 및 ‘제품설명회’ 작성 시 행사명, 일자, 장소, 소요비용 등 전반적인 정보를 재등록할 필요가 없다”며 업무 편의성을 내세웠다.

특히 “협회가 파악한 바로는 업체들이 독자적으로 지출보고서 작성시스템 개발·구축 시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2억원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페어페이메드를 통해 초기 구축비용 없이 저렴하게 지출보고서 작성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업체가 부담하는 페어페이메드 초기 도입 및 월 유지보수비용은 얼마나 될까?

기자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페어페이메드 개발비용은 총 1억5000만원.

의료기기업체 50곳이 사용신청을 할 경우 산술적으로 업체당 300만원의 초기 도입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또 신청업체를 100곳으로 가정한다면 초기 도입비용은 절반으로 낮아져 150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공동구매’와 마찬가지로 신청업체가 많을수록 업체당 도입비용이 줄어드는 구조다.

참고로 초기 도입비용은 일종의 ‘최초 가입비’로 한번만 지불하면 된다.

물론 페어페이메드 초기비용이 저렴하다고 해서 무조건 경제적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

매월 업체가 지불해야하는 유지보수비용을 고려해야한다.

업체 자체 시스템 개발·구축비용은 페어페이메드 초기 도입비용보다 많이 들지만 월 유지보수비용이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페어페이메드 유지보수비용 총액이 시스템 개발비용보다 더 많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흥복 전무는 “페어페이메드는 업체가 많이 신청할수록 개발비가 다운돼 업체당 초기 도입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월 유지보수비용은 최대한 업체에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11일 사업설명회를 통해 지출보고서 법령 교육을 실시하고 페어페이메드를 알리는 한편 베타서비스를 제공해 업체들이 이용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의료기기 뉴스라인·뉴스레터 등 홍보 채널을 총동원해 내년 1월 1일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시행에 발맞춰 의료기기업계 제도 이행도를 높이고 투명하고 공정한 유통구조 조성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