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 동반된 당뇨 환자의 목표혈압 기준은, 기존 '140/90mmHg'을 그대로 고수했다.
또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신규 약물들이 처방권에 진입함에 따라, 목표혈압을 낮추기 보다 이들 치료제의 활용 전략을 선택했다.
최근 국제 당뇨병 가이드라인 변화에 양대 축을 당담하는 미국당뇨병학회(ADA)가 2018년 연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심혈관 혜택을 검증받은 제2형 당뇨병 약물들의 사용을 새롭게 권고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달 발표된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의 새로운 고혈압 진료지침이 진단기준을 '130/80mmHg'로 하향조정한데 반해, 당뇨병학회측은 당뇨병 환자에 고혈압 기준을 기존 140에 90으로 유지했다는 대목.
대한고혈압학회 역시 사회적 혼선을 막기 위해 '수축기혈압 140mmHg에, 이완기혈압 90mmHg 미만'이라는 기존 고혈압진료지침을 유지한다는 최근 입장과도 같다.
특히 내년 개정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고령과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젊은 연령의 경우 심혈관 혜택을 검증한 치료 옵션의 사용에 긍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의료계의 분석은 비슷하다. 대규모 임상근거를 통해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GLP-1 작용제나 SGLT-2 억제제 등을 적극 활용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는 것.
1차 치료전략인 메트포르민이나 생활습관 교정에도 불구, 혈당이 목표치에 들지 않는 죽상동맥경화증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이들 옵션에 혜택이 기대되기 때문.
특히 GLP-1 작용제 가운데 노보 노디스크의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나 SGLT-2 억제제 계열의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경우가 해당 환자에 심혈관 안전성이 아닌, 사망률을 줄이는 혜택을 입증한 바 있다.
학회 측은 "혈당 조절을 개선시키는데 더해 심혈관계 위험 및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치료 옵션들이 시장에 진입한 상황"이라면서 "심혈관 아웃콤을 평가한 대규모 임상을 근거로,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이 동반된 제2형 당뇨병 환자, 특히 메트포르민 치료에 실패한 성인 환자에는 이들 치료제의 사용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학회 진료지침의 업데이트판은 임상 근거를 토대로, 당뇨병의 진단과 합병증 관리에 최적의 표준치료를 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기존 치료지침과의 차이점이라면,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환자에 새로운 권고사항을 담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173쪽 분량의 ADA 2018년 진료지침은 12명의 개정위원이 참여했으며, 공식 학회지인 Diabetes Care 12월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혈압기준 손질보다 환자 개인별 관리 전략에 집중"
당뇨병전문가들이 선택한 고혈압 기준과 관련 수축기혈압 140mmHg, 이완기혈압 90mmHg에는 변화가 없었다.
최근 이슈의 중심에 섰던 미국심장학회(ACC), 미국심장협회(AHA) 가이드라인이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에서 '130/80mmHg 이라는 1기 고혈압의 정의'와는 비교되는 입장이었다.
학회 측 입장을 보면, 이번 심장학회 가이드라인 변화에 배경이 된 대규모 임상근거들을 당뇨 환자들에 적용했을 때 일부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를 테면 4733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참여한 'ACCORD-BP' 임상에서는 수축기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강력하게 줄였지만 주요 평가지표였던 심혈관 아웃콤을 개선하지 못했다.
또 결정타가 됐던 SPRINT 임상 역시 엄격한 혈압조절에 임상적 혜택은 확인됐지만, 정작 당뇨병 환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
이에 따라 이번 미국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 요약집을 보면, 이들 임상근거에 HOT 임상 결과를 더해 당뇨병과 고혈압이 동반된 성인 환자에 목표혈압치는 '140/90mmHg 미만'으로 권고했다.
한편 학회 가이드라인에는 개인별 항고혈압약물 치료에 대한 권고 알고리듬도 담겼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과 같은 특정 환자군에는 목표혈압치를 '130/80mmHg 혹은 120/80mmHg 미만'으로 조절하는 것에 혜택이 따를 수 있다는 내용이 달렸다.
이외 제1형이나 2형 당뇨병을 가진 모든 임산부에서 임신중독증의 일종인 '자간전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임신 1기말부터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의 투약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