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좋은 글과 동영상을 많이 받기도 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전해주는 편이다. 내가 보낸 동영상을 보고 대부분의 지인들은 눈팅만 하는데도, 오프라인으로 만나면 글 잘 보고 있다고 말하고, 고맙다고 얘기하고, 나의 팬이라고 하기도 한다.
쏟아지는 정보 홍수 속에서 좋은 글과 영상을 보면서 사람들이 왜 웃고, 우는지를 보면 주로 감성에 호소하는 내용들이다. 지적인 부분이 아니라 감정적인 부분에 호소하는 내용이 뇌의 신피질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변연계를 자극한다.
즉, 사람은 어떤 행동을 결정할 때 이성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은 감성에 의해서 움직인다. 그리고 사람의 감성을 움직이는 주제로는 부모와 가족, 어려웠던 과거극복기, 내가 어떻게 타인을 위로했는지, 어떻게 누군가에게 위로받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었다.
특히 세상을 바꾸는 시간(세바시),나침반, 포크포크, 격 등을 자주 보는데 감성을 자극하는 사연이 많다.
'나 같으면 이미 포기했을 텐데, 어떻게 저 일을 극복했을까?'
'나보다 훨씬 여건이 안 좋은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해 냈을까?'
'저 일을 겪으면서 얼마나 아팠을까?'
'나는 행복에 겨워서 불만만 쏟아내고 있는데, 어쩌면 저 사람은 저 상황에서 희망을 얘기할 수 있을까? 정말로 저 사람이 진심이었을까?'
'나보다 훨씬 어려운 사람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도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그 긴 세월동안 자신의 아픔을 승화하면서, 그 영광을 다른 사람에게 돌릴 수 있을까?'
불과 3~5분 정도의 동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를 받는다. 그렇게 위로를 받은 날은 마음이 매우 고요해지고, 화가 나는 일도 적었다. 왜 그럴까?
'위로'라는 답을 내렸다.
혼밥, 혼술하는 사람들이 먹방 프로그램을 보면서 여러 명과 함께 밥 먹는 느낌이 들고, 그들에게서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위로를 주니까 별 내용이 없는데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시청을 했다.
너무 사설이 길었다. 이것을 진료에 대비해 보자.
환자를 볼 때 명의와 명의가 아닌 사람의 차이가 뭘까? 여기서 명의는 매스컴에서 만들어 낸 게 아니라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명의를 말한다.
명의의 개념이 주관적일 수도 있고, 객관적일 수도 있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아픈 곳을 잘 치료해주는 것은 당연하고 마음까지 치료를 해줘야 명의라고 생각한다. 환자의 마음까지 볼 수 있는 의사말이다. 환자 마음을 헤아리고 위로까지 해 줄 수 있는 의사가 명의라고 본다. 즉 명의와 명의가 아닌 것의 차이는 2% 정도라고 본다.
의사가 되고 초창기부터 명의가 되기는 어렵다. 환자를 보면서 의사의 나이가 들어가고, 귀가 순해지는 이순(耳順)을 지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의도적인 노력을 하면 어느 날 환자의 마음이 보이고, 그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절대로 환자를 오래 본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많아진다고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환자의 몸을 보면서 의사의 마음이 가야 할 수 있는 행동일 것이라고 본다. 그것이 되어야 즉 의사의 마음이 환자에게 가서 그 환자가 위로를 받아야 그 의사도 대박을 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