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선거에 출마한 세 후보는 공약 달성률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답변한 숫자는 기호 순으로 나열한 것이다.
대공협은 5일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제32대 회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열고 각 후보의 공약 검증 시간을 가졌다.
2년 연속 대공협 회장 선거는 경선으로 치러졌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세 팀이 선거에 출마했다. 대공협은 관심이 높은 만큼 유튜브로 토론회를 생중계했으며 최대 접속자가 400명에 달했다.
선거에는 기호 1번 회장 송명제(31, 관동의대)-부회장 조중현(27, 한림의대), 기호 2번 회장 정환보(30, 중앙의대)-부회장 남성현(28, 한양의대), 기호 3번 회장 유호준(30, 서울의대)-부회장 오정욱(31, 충북의대) 등 총 세 팀이 참여했다.
"업무장려금 인상" 세 후보 공통 공약…각론은?
세 후보는 모두 업무장려금(이하 업장금) 인상, 민원 처리 문제를 공통 공약으로 내놨다. 이는 공보의들의 관심이 그만큼 집중된 부분이라는 것이다.
기호 1번 송명제 회장 후보는 "업장금 인상이 지난 6년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고 결정권자에게 업장금 인상 필요성이 들어갈 수 있도록 국회, 의료계 인사 등 다양한 통로로 설득작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호 2번 정환보 회장 후보는 "업무장려금은 지속적으로 인상이 요구되고 있는 부분"이라며 "업장금 하한선을 90만원 이상으로 인상하고 지역별, 기관별로 다른 복지포인트도 상향 평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호 3번 유호준 회장 후보는 "공보의 운영지침에는 지자체 재량에 따라 업장금을 80만~160만원을 지급하라고만 돼 있지 어떻게 지급하라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진료가 많은 교정 시설, 민간병원, 보건소, 보건의료원 공보의를 위해 근무환경, 진료 수 등에 따라 업장금 차등 지급이 가능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걸었다.
그러면서도 각 후보는 별도의 핵심 공약을 내걸고 질의응답을 하며 적극 홍보에 나섰다. 기호 1번은 의무복무 기간 단축 공론화, 기호 2번은 연/병가 확대 및 자유로운 보장, 기호 3번은 퇴직 수당 추가 확보와 연가 최대 56일 확대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기호 1번 "과거 경험 살려 복무 기간 단축 공론화"
2년 연속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연합회 회장 등 다양한 대외 경험을 한 송명제-조중현 후보는 토론회 내내 자신감과 여유로움을 보였다.
'강한' 대공협을 앞세운 그들은 '의무복무 기간 단축 공론화' 공약이 현실성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중보건의사 운영지침 개정 TFT 구성, 불필요한 명절 연휴 비상근무 축소, 학술대회 내실화 등의 공약은 현 집행부가 하고 있는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명제 회장 후보는 "정책을 추진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대안에 대해 검토하고 찬반 토론에 참여해야 하는데 공보의, 군의관 등 의무복무 기간 단축 문제는 아직 공론화가 부족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2005년 국방부는 국방개혁 2020을 발표하며 사병 복무 기간을 줄이겠다고 했다. 이때 공보의, 군의관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복무 기간 단축 대상에 의사가 제외됐다"며 "협회는 회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한다. 군복무 기간이 너무 길다는 게 공통적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무복무 기간 단축은 누군가 이야기하기 전에 공보의가 먼저 이야기하자는 마음으로 준비한 공약"이라고 덧붙였다.
송 후보는 과거의 이력을 바탕으로 대외적으로 공보의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원이 못하는 것을 대신해주는 게 협회"라며 "공무원이라는 신분적 제약 때문에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회장이 된다면 의료계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호 2번 "의료정책연구소 만들어 공보의 목소리 낼 것"
기호 2번 정환보 회장 후보와 남성현 부회장 후보는 대공협 산하에 의료정책연구소를 만들어 각종 의료현안에 대해 공보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신분적 제약 때문에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
정환보 후보는 "지난 전국의사궐기대회에 참여는 했지만 공무원 신분이라서 정부의 잘못된 시책에 대해 강경하게 말할 수 없었다"며 "의료정책연구소 개설을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정책에 대해 정당한 비판을 낼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근무 경력을 살려 IT를 활용한 공약들도 눈에 띄었다.
정 후보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는 업무활동장려금, 연/병가와 대체휴무 사용 여부, 복지포인트, 위험수당에 대한 위키 페이지를 만들어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 한 의료기술 연구개발팀과 협력해 공보의 엑스레이 판독을 보조할 교육용 솔루션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호 3번 "사학연금 활용해 퇴직금·연가 추가 확보"
세 후보 중 가장 많은 공약을 내놓은 유호준-오정욱 후보의 1번 공약은 퇴직수당과 연가 확대다.
이들은 전문의를 따고 들어온 공보의 중 전공의 시절 가입한 사학연금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현실성이 없는 데다 소수만을 위한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유호준-오정욱 후보는 자신했다.
유호준 회장 후보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공무원연금법에 의한 사학연금 재직기간 합산이 누락돼 온 것을 확인했다"며 "법률 자문 결과 재직기간 합산만 하면 무조건 가능한 사항이라는 답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전공의로 근무할 때 사학연금에 가입된 것만 확인하면 퇴직수당을 최대 146만원, 연가를 최대 56일까지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와 함께 유모차, 중고차, 소셜데이팅 앱, 여행사 제휴를 비롯해 실내화, 예방접종용 도장 공동구매 등 9개의 구체적인 복지 공약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