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쪽으로 쪼개진 의사회 통합을 위해 정관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그동안 내부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던 회원을 대상으로 징계에 나선다.
통합도 중요하지만 어두웠던 과거를 청산하는 일도 함께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산부인과의사회 이충훈 회장은 26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 회장은 "회장 선거방식을 직선제로 전환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미 공약으로 직선제 실시를 밝힌 바 있고 이를 위해 정관개정위원회가 조직돼 정관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4월 열릴 대의원총회에 정관개정안이 제출될 것"이라며 "선거방법 뿐만 아니라 그동안 소송 과정에서 미흡하고 불합리했던 규정이 정비될 것이고 지회 활성화를 위한 지회 규정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그동안 회무를 방해하고 마비시킨 회원에 대해 과거청산 작업 일환으로 윤리위원회에서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산부인과의사회 윤리위원회는 51명의 회원이 제소됐는데 이 중 15명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10명이 제명, 3명이 회원권리정지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윤리위원회가 독립적 기구이긴 하지만 징계가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의제기 과정을 거쳐 2월 중 징계가 확정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통합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산부인과의사회에 대해 대한산부인과학회가 교수들의 출강을 막은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이기철 수석부회장은 "교수는 가르치는 게 목적"이라며 "개원의는 새로운 지식에 목말라 있고, 회원을 가르칠 수 있는 존재는 교수다. 그걸 안하겠다는 것은 치졸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교수들이 학술대회 뿐만 아니라 여러 소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꺼려하고 있어 타격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충훈 회장은 최근 의료계의 이슈인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양보'가 필요한 문제라고 했다.
그는 "민간의료가 90%인 한국 의료 실정에서 정부를 비롯한 비의료계가 과도하게 간섭해 현 의료시스템의 급변을 시도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며 "협의체 4차 개정안에 대학병원을 비롯한 병원급 의료기관의 양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차의료를 살리기 위한 재정투입도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