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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 의료진 구속영장 이어 행정처분 초읽기

이창진
발행날짜: 2018-04-03 06:00:59

복지부 "의료법·건보법 위반"…병원 "손 떨려 치료하겠나, 해도 너무해"

수사기관의 사전 영장청구에 이어 보건당국이 이대목동병원 행정처분을 부과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2일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 신생사 사망 사건과 관련 현장조사와 현지조사에 따른 의료법 및 건강보험법에 입각한 행정처분을 검토 중이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신생아 4명 사망 사건과 관련 의사 2명과 간호사 2명 등 의료진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잘못된 관행을 묵인하고 방치해 지도 감독 의무 위반 정도가 중하다는 게 이유다.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시도의사회, 여자의사회, 개원의사회, 신생아학회, 중환자의학회, 전공의협의회 등 전체 의료계는 환자 진료를 위해 헌신한 의료인을 도주와 증거인멸 범죄자로 취급하는 경찰의 영장청구에 분노감을 표하면서 불구속 탄원서 서명 등 영장 철회를 촉구했다.

의료계 공분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복지부도 이대목동병원에 행정처분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지난 1월 이대목동병원 영양주사제 분할 과다청구 등 건강보험법을 근거로 부당청구 의혹 관련 요양급여비용 현황을 긴급 현지조사했다.

이어 늑장대응이라는 여론을 의식해 지난 2월 심사평가원과 금천구보건소 등 공무원 20여명을 이대목동병원에 파견해 의료법 및 감염관리법 위반 여부를 현장조사했다.

복지부는 세부내용을 함구하고 있으나 행정처분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의료기관정책과는 2016년과 2017년 2년간 이대목동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시절 의료인력과 장비, 시설 등 의료법 위반여부 분석을 사실상 끝낸 상태다.

의료계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영장 신청에 이어 복지부의 행정처분 소식에 격앙된 모습이다. 지난 2일 청와대 앞에서 구속영장 청구 철회를 촉구하는 간호사와 전공의협의회 모습.
조만간 양천구보건소에 행정처분을 의뢰하는 공문을 하달할 예정이다.

양천구보건소 관게자는 "복지부로부터 아직 행정처분 공문을 받지 못했다. 공문이 오면 내부 검토를 거쳐 이대목동병원에 사전처분 통지서를 발송할 계획"이라면서 "보건소 입장에서 중앙부처 처분 의뢰를 번복할 재량이 없어 그대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평가과도 현지조사 결과에 대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이대목동병원의 부당청구 규모에 따른 환수조치와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보험평가과(과장 홍정기)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심사평가원이 이대목동병원 부당청구 분석을 거의 끝난 상태다. 지질영양제 분할 청구 등 현지조사 결과를 토대로 환수조치는 불가피하다. 다만, 건보법에 입각해 부당청구 규모에 따른 과태료 등 행정처분 수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의료계는 격앙된 모습이다.

경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이어 행정처분까지 해당 의료인과 병원을 범죄자로 몰고 가는 정부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환자 생명을 위해 헌신한 의료진 구속영장에 이어 병원까지 행정처분이라니 제도의 미비점이나 잘못에 대한 개선 없이 의료계 전체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면서 "의료법과 건강보험법 잣대에서 자유로운 의료기관이 어디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목동병원 내부는 말을 아끼고 있으나 경찰과 복지부 처사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대목동병원 모습.
B 종합병원 관계자도 "정부가 중증환자 생명을 위해 헌신한 많은 의료진의 노력과 희생은 뒤로 하고 국민 여론을 의식한 처분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정서법상 범죄자로 몰리는 상황에서 어느 의사와 간호사가 신생아실과 중환자실에서 근무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대목동병원은 말을 아끼고 있으나 허탈한 표정이다.

한 관계자는 "의료진 영장청구에 이어 행정처분까지 어느 의사가 손 떨려 중증환자 치료를 하겠느냐. 시정명령과 환수조치 등 어떤 식으로든 처분을 내리겠다는 보건당국 처사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행정처분 이후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를 통해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지정 보류 안건을 상정해 최종 판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