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미만의 소아 및 여성 환자에서 경구용 항생제의 무분별한 처방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설파제제 및 광범위 페니실린계 항생제 등을 부적절하게 사용했을 때, 신장결석증 발생 우려가 두 배 이상 증가한다는 지적이었다.
위험도가 높았던 설파제제 및 퀴놀론계 항생제 경우 국내에선 허가연령이 달라 여파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의료계는 페니실린계는 과다 처방을 주의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최근 국제신장학회에서는 5개 계열의 경구용 항생제 사용이 소아 및 여성 환자에 신장결석증 발생 위험을 늘린다는 내용을 공유했다.
5년간에 걸친 환자증례 보고에 따르면 특히 설파(sulfa) 계열 항생제를 사용하는 소아 청소년층의 경우 위험도가 두배 이상 높았으며, 10세 미만의 소아와 여성에서 발병이 흔하게 나왔다.
총 12가지 계열 항생제를 분석한 결과, 5개 계열에서 신장결석 발생과의 연관성이 포착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신장결석증 발생 위험은 설파제제가 2.33배, 세팔로스포린 1.88배, 플루오로퀴놀론계 1.67배, 니트로푸란토인/메테나민 1.70배, 광범위 페니실린계 1.27배 순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소아 청소년층에 많은 처방이 이뤄지는 광범위 폐니실린계 항생제의 경우엔, 3세~5세 시기에 노출됐을 때 위험도가 유의하게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신경학회지에 증례보고를 한 미국필라델피아소아청소년병원 Gregory E. Tasian 교수는 "지난 30여년간 항생제 사용이 꾸준히 늘면서 신장결석증 발병이 70% 가까이 증가한 것은 맞물리고 있다"면서 "항생제 처방을 받는 외래 환자의 경우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에 노출되는 위험이 30% 수준으로 보고되는 것도 문제"로 꼽았다.
이어 "최근 소아 신장결석증의 발병이 늘고 있는 이유에는 과도한 항생제 사용도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인보다 아이들에서 주로 기침이나 편도염, 상기도 감염, 요로감염 등에 항생제 처방이 많다는 사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항생제 가이던스 따로 없어…퀴놀론계 국내 15세 이상 "소아 처방 안돼"
국내의 경우엔, 문제로 거론된 소아나 여성 진료 환자에서 항생제 처방 가이던스가 따로 마련돼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수도권 A신장내과 원장은 "신장결석은 특별한 원인 없이 생기기도 하지만 대개 비만 및 당뇨 등 내분비대사성 질환으로 요산 수치가 증가하며 신장 결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에는 신장결석 환자의 증가세를 분석한 명확한 통계자료가 없는데다 항생제만이 아닌 전체 신질환 환자에서 의약품의 적정 사용을 위한 가이드북이 공유되는 상황"이라며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의 감소를 유도한다거나 신장결석증이 있는 환자의 위장관내 유익한 균의 줄었다는 결과들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아 환자에 위험도가 높았던 설파제제나 퀴놀론계 항생제는 국내 개원가 처방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B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소아 환자에 항생제 처방은 중이염 등에서만 가이던스가 따로 마련돼 있다"면서도 "문제로 언급한 퀴놀론계는 국내 15세 이상에 허가를 받아 소아 처방은 없다. 다만 세파 및 페니실린계는 과다 처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항생제가 신장결석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이번 보고는, 미국신장학회(ASN) 학술지 5월10일자 온라인판에 실리며 이목이 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