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이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돼 관료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9일 보건복지부 국장급 공무원 허모씨를 뇌물수수 협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의사 출신 공무원인 허씨는 길병원 측에서 연구중심병원 사업 관련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3억 5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허씨는 2012년 연구중심병원 선정 부서인 보건의료기술개발과에 재직하면서 길병원 측에 사업계획과 법안 통과 여부, 선정병원 수 등 정보를 흘렸으며, 길병원은 2013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돼 약 50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허씨는 정보 대가로 길병원 명의 카드를 받아 골프장과 마사지샵, 유흥주점 등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를 건네준 병원장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허씨는 카드 사용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다.
복지부 세종청사는 무거운 분위기다.
한 공무원은 "지난해 경찰의 핸드폰 압수 수색 때부터 의심스러웠지만 수수 비용 액수를 보고 더 놀랐다. 공무원 구속은 안타깝지만 혐의가 너무 적나라해 뭐라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다른 공무원은 "간부진 출신 공무원들의 문제가 연이어 터지는 상황에서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청렴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복지부 공무원으로서 자부심은 땅에 떨어졌다.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의료전문 한 변호사는 "복지부 공무원의 뇌물수수 혐의 액수가 커서 실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