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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무너뜨리는 입마름증…적극적 증상관리 필요"

원종혁
발행날짜: 2018-06-02 06:00:53

고대병원 조재구 교수 "필로카르핀 지속 사용 침샘기능저하 예방 주목"

일상적인 음식물 섭취 어려움에서 극심한 우울증까지… 입마름증을 겪는 환자들의 고통이다.

이처럼 삶의 질 저하로 고통받는 구강건조증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증상 관리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진에 따르면 통상 이들 환자에 증상 호전 전략으로 충분한 수분공급이나 침샘을 자극하는 음식을 권유하고 있지만 효용성이 너무 떨어진다.

또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꼽히는 파괴된 침샘세포를 살려내는 줄기세포 연구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조재구 교수.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구강건조증 개선을 위한 약물 옵션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과 조재구 교수는 구강건조증 치료에 선결 과제로 약물 옵션의 적응증 범위를 꼽았다.

그는 "입마름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 뜨리고 우울증과 연관이 많다"면서 "치료를 위해 약제 적응증 범위를 넓히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궁극적인 치료가 아니더라도 증상 관리만 잘 해주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는 큰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침샘을 자극하는 필로카르핀은, 꼭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 뿐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중 쇼그렌 증후군에서도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며 "입마름증이 심한 환자의 경우에도 증상 개선 효과가 확인됐지만, 현재 좁은 보험 적응증 범위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 구강건조증에는 적극적인 증상관리만으로도 환자 삶의 질을 끌어올 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질환 특성상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 증후군을 비롯해 빈혈, 당뇨, 영양소 결핍, 노화 등 다양한 원인에서도 구강건조증이 나타난다. 특히 두경부암 환자에서는 방사선 치료 후 절반 이상에서 구강건조증이 보고되는 상황.

조재구 교수는 "대부분의 두경부암이 진단 당시 이미 많이 진행된 3기 및 4기 환자들로 수술 후 항암방사선치료가 필요하다"며 "방사선 치료 후 파괴된 침샘은 재생되지 않는다.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는 경우가 절반 이상 되므로 두경부암환자의 50~60%정도는 증상을 겪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고려한 최근의 방사선치료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라고 해서 침샘을 방사선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보호해 치료 후 입마름증이 많이 개선됐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해당 방법도 환자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차이가 많아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입마름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여기서 두경부암으로 항암방사선 치료 후 구강건조증 치료에 적응증을 가진 필로카르핀 옵션이 위치한다.

조 교수는 "필로카르핀의 임상적인 근거는 상당히 많다"며 "방사선 치료 직전부터 직후까지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침샘기능의 저하를 예방하고 삶의 질을 올려줄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조재구 교수와의 일문일답.

Q. 이들 환자들이 직접적으로 겪는 삶의 질 저하는 어떤가?

-입마름증이 발생하면 먼저 음식을 먹을 때 반드시 물이 필요하다. 침은 입안과 목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므로 이것이 없으면 음식이 잘 삼켜지지 않는다.

침에는 항세균 물질들이 많아 이빨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주는데, 입마름증이 생기면 이빨이 빨리 썩고 쉽게 부러진다. 이로 인해 음식섭취가 더 어려워 지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환자들에 우울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Q. 필로카르핀의 증상 개선효과는, 방사선치료를 받은 두경부암 환자에 한정된 것인가?

-그렇지 않다. 꼭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 뿐 아니라 자가면역질환중 쉐그렌씨 병(자가항체가 침샘, 눈물샘 등을 파괴하는 병)이 있으면 이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

임상에서 입마름증이 심한 환자(방사선치료를 받지 않은)에게 이 약제를 투여하면 증상 개선 효과가 있으나, 현재의 보험 적응증이 너무 좁아 사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다.

Q. 구강건조증의 적극적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

-입마름증의 치료를 위해 약제 적응증 범위를 넓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입마름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리고 우울증과도 연관이 많다. 궁극적인 치료가 아니더라도 증상을 개선하는 관리만 잘 해주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는 매우 도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