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일명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의 안착을 위해서는 야간당직이 포함된 현행 5인 체계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조되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입원전담의사협의회(내과계 회장 안수종, 외과계 회장 정은주) 오는 21일(토)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전담의사 시범사업 관련 정책 토론회를 개최한다.
현재 시범사업 참여 병원별 내과와 외과 입원전담전문의 시스템은 보통 5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육아 문제와 밤샘 근무이다.
30~40대 젊은 입원전담전문의 특성상, 여자 의사의 경우 육아 문제가 고민될 수밖에 없다.
여자 입원전담전문의가 밤샘 근무 대신 낮 근무를 선호하고 병원에서 낮 근무 전담이 늘어나는 이유이다.
당연히 남자 의사의 밤샘 당직 순서가 빨라지는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일주일 밤샘 근무 후 일주일 휴식을 취하는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한 달에 한주마다 밤샘 근무를 하다 보니 누적된 피로도가 겹치면서 정신적, 육체적 한계에 봉착한 실정.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가 검토 중인 개선책은 인원 보강과 지원 확대.
현 5인 시스템을 6인으로 늘리고, 기혼 여자 의사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의 김준환 교수(내과 전문의)는 "대학병원에서 통상적으로 운영 중인 입원전담의 병동 5인 시스템은 한계가 있다. 일주일 당직에 이은 휴식은 사실상 휴식이 아니다. 여의사 육아와 당직의사 번-아웃 등의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준환 교수는 "복지부와 이번 달 정책토론회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다양한 문제점과 제도 개선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심사평가원이 최근 진행한 '입원 질 향상을 위한 입원전담전문의 도입 방안'(연구책임자:연세의대 장성인 교수) 연구결과, 입원전담전문의 1주일 평균 변환근무시간은 53.2시간이며, 40시간 기준 연봉은 1억 17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 입원전담전문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 4700만원이다.
연구진은 미국(약 6만 1000명 호스피탈리스트 근무)처럼 입원전담전문의 확산을 위해 연간 7500억원 수준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워킹 맘인 대학병원 입원전담의 A 교수는 "육아를 담당하는 여의사 입장에서 퇴근은 곧 또 다른 출근이다. 휴무 역시 마찬가지다"라면서 "남자 의사도 당직에 어려움이 크지만 육아를 병행하는 여의사에게 밤샘 근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야간전담 호스피탈리스트(nocturnist)를 두고 별도 보상을 하는 것으로 안다. 남여 의사 차등 없이 주간과 야간 근무를 선택할 수 있고, 야간근무 차등 보상책이 마련되면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다. 병원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의료자원정책과(과장 곽순헌) 관계자는 "입원전담전문의 육아문제와 밤샘 근무에 따른 번-아웃 상황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5인 체계 수가가 주간 근무인 2~3인 체계보다 50% 높은 이유가 야근 근무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수가 문제와 인원 확대는 재정과 타 직역과 형평성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서울대병원 등 56명으로 시작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은 국립암센터와 동탄성심병원, 강남세브란스 등 일부 대형병원 추가 신청에 그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