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급종합병원의 간호등급 가산액(간호관리료 차등제)이 병원 간 10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어 병상 규모별 양극화를 고착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디칼타임즈는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최근 2년간(2016~2017년) 상급종합병원 분기별 간호등급 가산 현황'을 입수, 분석헸다.
간호등급제는 1999년 입원환자 의료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로, 병상 당 간호인력 수에 따라 7등급으로 구분해 5등급 이상은 간호관리료 10~70% 가산을, 6등급은 0%, 7등급은 5% 감산을 적용한다.
입원료 25%를 차지하는 간호관리료의 별도 가산 방식인 간호등급 가산액은 입원환자 수 다시 말해, 병상 수와 병상 가동률에 비례해 책정된다.
2017년 4분기 기준, 간호등급 가산액 중 최고 금액은 34억 941만원을 가져간 서울아산병원이며 이어 세브란스병원 33억 4501만원, 삼성서울병원 22억 6644만원, 서울대병원 21억 3354만원, 분당서울대병원 17억 5312만원 그리고 서울성모병원이 16억 8300만원을 기록했다.
간호등급 가산액을 기준으로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이 '빅 5'이며 서울성모병원은 6위로 밀려난 셈이다.
이어 길병원 12억 8300만원을 비롯해 고려대 구로병원 11억 7031만원, 충남대병원 11억 3113만원, 양산부산대병원 11억 816만원, 부산대병원 10억 4018만원 등도 10억원 이상 가산액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병원의 공통점은 모두 1000병상 이상을 갖췄다는 것.
이중 양산부산대병원(1297병상)이 본원인 부산대병원(운영병상 1447병상)을 앞선 것은 80% 이상의 병상 가동률과 더불어 부산대병원의 응급의료센터(260병상)와 권역외상센터(245병상) 등 간호등급 예외병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역으로 이대목동병원 4억 9915만원, 원광대병원 4억 4436만원, 조선대병원 4억 648만원, 인하대병원 2억 72만원 등 1000병상 미만 병원들이 최하위권에 위치했다.
특이점은 900병상 이상인 인하대병원의 저조한 가산액이다.
이는 인하대병원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일반병상 500병상을 투입하면서 간호등급 가산 적용 병상이 400병상 이하로 급감한데 따른 결과라는 시각이다.
병원별 병상 운영방식과 간호등급을 차지하면, 간호등급 최고 가산액인 서울아산병원과 최저 가산액인 인하대병원의 격차는 약 16배이다.
다시 말해, 서울아산병원은 간호등급 가산제로 연간 130억원을, 인하대병원은 연간 8억원, 조선대병원은 연간 16억원을 간호사 채용에 따른 보상책으로 건강보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분기별 가산액 10억원 이상을 가져가는 11개 병원과 비교해 5억원 이하인 4개 병원 그리고 5억원에서 9억원 사이 위치한 28개 병원의 상대적 박탈감이다.
대학병원이 병상 수 확대 등 몸집 불리기를 지속한 이면에도 수가 가산 체계를 역이용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세브란스병원이 병상 증축으로 전체 병상 수를 2400여개로 확대한 2016년을 기점으로 간호등급 가산액이 급증했다.
2016년 1분기 30억원에 머물던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 40억원 간 10억원의 차이가 2분기 세브란스병원 34억원과 서울아산병원 38억원, 3분기 세브란스병원 35억원과 서울아산병원 37억원, 4분기 세브란스병원 34억원과 서울아산병원 35억원 등 1억원까지 격차를 좁혔다.
호남 지역 A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방대병원에서 간호등급제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간호사 신규 채용보다 서울을 선망하는 근무 간호사 관리가 더 중요하다"면서 "800병상 지방대병원이 어렵게 간호사를 채용해 2등급을 유지하고 입원서비스를 높여도 2800병상 서울아산병원과 가산액은 5배 차이가 난다"며 허탈감을 표했다.
수도권 B 대학병원 관계자는 "입원환자 수에 비례한 간호등급 가산은 결국 대형병원의 몸집 불리기를 정당화시켰고, 지방병원의 간호인력난을 고착화 시켰다"고 전하고 "병상 수에서 입원환자 수 기준 개선도 상급종합병원이 제외되면서 병상 가동률 100%에 달하는 수도권 일부 대학병원만 혜택을 이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