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압구정 성형거리'를 형성해 경쟁하던 성형외과가 신사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무대를 옮겨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BK성형외과, 그랜드성형외과 등 메머드급 성형외과가 신사역 사거리에 등장한 이후로 꾸준히 지역 내 성형외과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 메디칼타임즈는 얼마나 많은 성형외과들이 밀집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4일 오후 이 지역을 찾았다.
기자가 직접 신사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성형외과 간판을 세어본 결과 모두 52개의 성형외과 간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신사역을 중심으로 한 대로변을 중점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범위를 넓힐 경우 성형외과의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구역별로 신사역 6번 출구부터 KB국민은행 신사중앙지점으로 올라가는 약 350m구간에 11곳의 성형외과가 위치하고 있으며 반대쪽 2번 출구에서 영동관광호텔 부근 약 360m구간에 25곳의 성형외과가 위치해 가장 많은 성형외과가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사역 5번 출구 부근에서 논현역 방향으로 약 250m 구간에 11곳의 성형외과가 위치하고 있었으며, 반대인 3번 출구에서 논현역 방향 약 60m 구간에 7곳의 성형외과가 위치해 신사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역 기역자(┌) 모양으로 성형외과가 밀집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빨간 선 부근의 성형외과들은 한 건물에 4개가 넘는 성형외과가 위치해 과밀집 현상을 보였다.
신사역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공인중개사는 "최근 병원이 위치했던 압구정 건물에서 임대가 나오는 숫자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단언할 수는 없지만 압구정역의 성형외과가 신사역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사역 부근 신축 건물은 빠르게 거래가 이뤄지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사역과 압구정역의 지적도를 살펴보면 신사역 대로변은 일반 상업지역으로 돼있어서 높은 층수의 건축이 가능하지만 압구정역은 층수의 한계가 있어 대부분 낮은 층수"라며 "신사역 부근에 높은 빌딩이 들어올 수 있었기에 대형 성형외과들도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압구정역과 신사역 부근의 건축 환경 차이가 성형외과 이동을 부채질 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렇다면 성형외과 개원의들은 왜 압구정 대신 신사역을 택하는 것일까.
신사역에서 모 성형외과 B개원의는 "기존의 성형외과 개원 이동 현상을 보면 명동에서 강남시내로, 다시 로데오 중심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이는 기존의 자리 잡은 개원의들을 피해 젊은 개원의들이 자리를 잡는 신‧구 갈등 영향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즉, 현재 신사사거리에 몰려있는 성형외과도 결국 다른 곳을 피해서 젊은 의사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형성됐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B개원의는 당분간은 신사사거리를 부근으로 성형외과가 밀집돼 있을 것이라는 것에는 공감했다.
그는 "신사역을 중심으로 한 대형 성형외과는 크기나 상징성 때문에 옮기기도 쉽지 않아 기존과 같은 성형외과 이동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10년에서 20년정도는 신사사거리를 중심으로 성형외과가 계속 모여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성형외과 개원의들은 이러한 성형외과 밀집 현상이 소형 성형외과의 몰락으로 몰아갈 이유는 없다고 봤다.
C개원의는 "대형 성형외과의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수술을 잘하는 의사는 공동개원을 할 이유가 없다"며 "환자에 따라 성형외과를 선택하는 시스템의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결국 성형외과가 신사역을 중심으로 밀집되는 형태가 모든 성형외과의 대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동개원 성형외과와 홀로 개원한 성형외과 시스템은 같이 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