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손 보험의 허점을 악용해 성형시술을 권유, 이득을 취한 병원이 문제가 된 가운데 유사사례가 더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치료명목으로 실손보험 혜택을 받으면서 성형수술을 권유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한다는 것.
30일 개원가에 따르면 강남의 A성형외과는 '코의 외형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한 번에 해결하세요'라는 문구로 본인 가입보험에 따라 의료실비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광고 중이다.
A성형외과는 이비인후과와의 협진을 통해 미용목적 이외 기능개선을 위한 수술을 실시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미용성형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일선 성형외과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이비인후과나 성형외과에서 코미용성형을 언급하며 의료실비 혜택은 언급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며 "실제 이러한 부분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상세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 소재 B병원이 2016년 12월부터 성형수술 환자 100명에게 도수치료를 1~2회 받으면 수술비의 10%만으로 성형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해 환자를 유인하고 가짜 영수증을 발행한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B병원처럼 A성형외과가 직접적으로 실손 보험의 허점을 노린 것은 아니지만 A성형외과 역시 의료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보험사기의 위험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가령, 환자가 이비인후과에서 코 막힘 기능적인 문제를 가지고 치료를 받으면서 성형수술을 한다고 했을 때 이비인후과 의사와 성형외과 의사가 보험금을 나눠가지는 구조로 간다면 보험사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보험사는 치료 목적으로 수술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성형유무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S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을 청구하게 되면 10만원대부터 수백만원까지 선치료 후청구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입원이나 수술이 과다해서 보험금이 많이 나가면 적발할 수 있지만 수술비 등은 나중에 청구를 하기 때문에 보험사에서 잡아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병원과 환자가 합의하에 치료와 성형수술을 병행하면 사실상 보험사는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보험사 관계자의 입장.
성형외과의사회는 이 같은 상황이 결국 의사와 국민 모두 잠재적인 범죄자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형외과의사회 윤인대 부회장은 "병원도 환자도 이득을 봤기 때문에 양측 모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의사와 환자가 결탁하면 밝히기 쉽지 않아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경우 의료인이 국민을 보험사기로 인한 잠재적인 범죄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의사회 차원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적발해 자정활동을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