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이 관절 강직이나 통증 못지않게 심리적 스트레스로 힘들어한다는 대규모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최신 설문에 따르면, 이들에는 정서적 지지가 더욱 필요할 것이란 결론을 내놨다.
한국릴리는 12일 '세계 관절염의 날'을 맞아, 미국 일라이 릴리가 전세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삶의 질 관련 설문조사인 RA Matters 결과를 분석,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류마티스관절염이 환자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2017년, 2018년 2회에 걸쳐 총 15개국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8382명, 의료진 146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올해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200명과 의료진 28명이 참여했다.
결과에 따르면,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는 관절 강직(72%), 통증(68%), 손 사용의 어려움(49%), 피로감(38%) 때문이었다.
다른 나라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 역시 관절 강직, 통증, 손 사용의 어려움, 피로감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로 꼽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신체적 어려움으로 인해 운동, 집안일, 몸단장 같은 평범한 일상활동이 힘들다고 답한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비율은 각각 49%, 41%, 22%였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심적 고통 또한 신체적 고통 못지않았다.
류마티스관절염 때문에 일상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68%가 좌절감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불안감을 느끼는 비율이 47%, 공포감을 느낀다는 비율도 32%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직장에서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은 신체적 어려움과 정서적 스트레스를 동시에 겪고 있었다. 국내 환자들은 직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손 사용 어려움(65%), 질환으로 인한 심적 스트레스(57%), 통증(46%) 등으로 답했다.
질환으로 인한 심적 스트레스(57%)의 경우 우리나라 환자에서 손 사용 어려움에 이어 2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환자 10명 중 9명(89%)은 질환으로 인한 문제 없이 평범한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평범한 가정생활 외에 친구들과의 외출(81%), 운동(78%) 등 일상에서 문제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을 바랬다.
대한류마티스학회 박성환 이사장(가톨릭 의대)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는 지난 10년 간 의학적 발전에 힘입어 환자들의 치료 성과 및 삶의 질이 상당 부분 개선되었지만,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인해 환자가 일상생활,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심리적인 어려움은 여전하다"며 "그만큼 환자의 가족, 지인들의 정서적 지지가 절실하다. 환자는 아프면 아프다라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한편 주변에서는 '괜찮은 것 같은데'라고 단정짓기 보다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일상, 직장에서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새로운 치료법들의 개발로 단순한 류마티스관절염 증상 뿐 아니라 삶의 질 개선 등 환자 개인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 그러므로 류마티스관절염이 의심되거나 치료를 미루고 있다면 즉시 류마티스내과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릴리 폴 헨리 휴버스 사장은 "류마티스관절염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위협하는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며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실제 현실을 조명하는 릴리의 RA Matters 설문조사를 통해 질환과 환자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사회적 관심이 증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류마티스관절염은 몸의 면역세포에 이상이 생겨 관절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관절의 강직, 통증, 피로감, 우울 증상으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2011년 대한류마티스학회 및 류마티스관절염 임상연구센터가 환자들의 삶의 질을 조사한 결과, 국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삶의 질 점수는 평균 0.68점으로 암환자들의 0.75점보다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