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응급의학회 주최로 1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 '응급의학과 입원전담전문의' 세미나에서 연자들은 입원전담의 신설에 공감했다.
이날 구대구로병원 응급의학과 이형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의 입원전담의 제도와 한국의 응급의학과 현황을 설명했다.
이형민 교수는 "응급의학과는 향후 5년 내 최소 500개의 새로운 업무영역이 필요하다. 입원전담의와 응급의학과는 팀 접근 차원에서 출발선이 비슷하다"면서 "미국 입원전담의는 20년 노력 끝에 2017년 전문의로 인정을 받았고, 수가코드가 신설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의료계 자생적으로 시작됐지만 한국은 주 80시간에 따른 전공의 인력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걱정스러운 면이 많다. 별도 수가체계와 인력 등이 아직 확실치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형민 교수는 "하지만 응급의학과의 입원전담의는 필요하다. 야구경기로 비유하면, 응급환자 진료체계를 선발투수인 응급치료 후 중간 계투인 입원전담의, 마무리 투수인 최종 치료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 홍보이사인 서울아산병원 내과 김준환 교수는 강연을 통해 "올해 7월 기준, 18개 기관에서 26개 병동을 운영하며 72명의 입원전담의(내과계 55명, 외과계 17명)가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복지부가 입원전담의 2명 이상 채용시 전공의 1인 정원 배정을 확정하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환 교수는 입원전담의로서 서운한 점을 묻는 질문에 "전문가 인식보다 전공의 대체인력이라는 시각이 여전히 크다. 진료과 교수보다 경력이 짧다보니 치료방향 논의도 수월하지 않다"고 전하고 "전공의 대체인력은 입원전담의들이 안고 가야 할 문제로 좋은 논문과 결과물로 보여주여 한다. 그때까지 입원전담의들이 버티고 안 나가야 한다"며 입원전담의들의 고충을 토로했디.
지역 응급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입원전담의 신설을 위한 학회 차원의 노력을 주문했다.
성가롤로병원 김철 응급의료실장은 "응급실 당직의라는 이름으로 응급의학과는 오래 전부터 이름이 다른 입원전담의를 시행했다. 미국도 urgent 케어와 호스피탈리스트, 통합의학 등 응급의학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응급의학과는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화두를 던졌다.
그는 지역 응급센터의 딜레마로 이과 저과 영역 중복에 따른 환자 떠넘기기, 야간 호출로 주간진료 어려움, 세부분과로 없어진 내과와 외과 등 내부 문제점을 소개했다.
김철 실장은 "대도시가 아닌 지역 병원 소재지에는 거주하는 의사가 없다. 소규모 응급실과 요양병원에서 응급환자들이 몰려오고 문을 닫는 지역병원 응급실이 늘고 있다. 응급의학과가 이제 현실적인 문제를 밖으로 내놓고 얘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응급의학과에서 중간계투 성격의 입원전담의가 있으면 의사들의 번 아웃이 줄어들고 롱런 할 수 있다"면서 "응급의학과 영역 확대 차원에서 입원전담의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학회도 입원전담의를 위한 교육과 평점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 자체적으로 응급의학과에서 입원전담의를 운영 중인 병원도 소개됐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응급의학과 김현수 교수(내과 전문의)는 "2016년 3명의 입원전담의(내과 2명, 응급의학과 1명)가 19병상을 관리하고 있다. 주당 근무시간은 49~72시간(평균 60시간)으로 재원일수 및 입원대기 단축, 전공의와 환자 만족도 증가 등이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김현수 교수는 "다만, 타과 전문의에 비해 과중한 업무시간과 부족한 요양급여 비용, 응급의학과 지도전문의 수 부족으로 의료 질 평가 손해 등이 문제점도 있다"면서 "응급의학과 소속이나 내과 2명이 입원전담의이라는 이유로 응급의학과가 아닌 내과에 전공의가 추가 배정되는 정책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응급의학과의 입원전담의 신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시니어 교수는 질의를 통해 "응급실에 입원전담의가 필요한가. 현 입원 시스템 상 입원 진료과와 응급의학과 입원전담의 역할이 중복되는 것이 아닌가"라면서 "응급의학과 입원전담의 신설은 많은 논란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학병원과 지역병원, 교수와 봉직의 등 각기 다른 환경에서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응급의학과 내부의 특성 상 입원전담의 공론화에 적잖은 시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