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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은 마약관리시스템…개원가 "프로포폴 안쓰고 말지"

황병우
발행날짜: 2018-10-20 06:00:58

사용량 보고 번거로움에 '미사용' 선택…환자들 성형 이력 게재에 거부감도 작용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하 마약관리시스템)이 시행된 지 5개월여, 개원가 일부 의료진은 말많고 탈많은 프로포폴 사용을 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프로포폴 등 마약류 약물에 대해 매번 사용량을 보고해야하는 번거로움을 겪는 대신 보고할 필요가 없는 국소마취 등을 선택하는 것이다.

성형외과 A원장은 "마약관리시스템 도입이후 프로포폴 관리하기도 힘들고 번거로워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프로포폴을 아예 사용 하지 않다보니 신경 써야 될 일이 적어서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프로포폴을 사용함으로 인한 편리함보다 마약관리시스템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또 다른 B원장은 "어지간한 수술은 국소마취로 해결이 되고, 턱을 깎는 수술 등도 전신마취를 하면 된다"며 "다른 대안이 있기 때문에 마약관리시스템의 번거로움을 참으면서 굳이 프로포폴을 사용해야 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언급했다.

특히,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의료진 분만 아니라 환자들도 마약관리시스템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는 게 일선 개원의들의 전언이다.

C원장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프로포폴 사용을 보고할 때 진단명 등이 남는 것에 대해서 환자들이 매우 불편해 한다"며 "성형 이력이 남기 때문에 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먼저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C원장은 "마약관리시스템이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포폴 불법 투약 적발까지 계속 된다면 시스템 도입 자체가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여전히 대다수 의원은 마약관리시스템이 번거로워도 프로포폴 사용을 외면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남 D성형외과 원장은 "마약관리시스템이 굉장히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상 개원가에서는 프로포폴이 편리하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며 "미다졸람 같은 경우에는 장기간 수술에는 한계가 있어서 쓰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으로서는 프로포폴을 대체할 만큼 효과적인 약물이 없기 때문에 아마 대다수의 의원은 불편함에도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