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뿌리는 독감백신이 눈길을 끌면서 기존 주사제 백신을 위협했었지만 결국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모습이다.
최근 개원가에 따르면 코에 뿌리는 독감백신은 접종이 간단하다는 점에서 어린 환자의 보호자가 먼저 접종을 요구할 정도로 수요가 늘어났었지만 지금은 찾는 환자도, 공급도 없는 상태다.
특히, 소아가 많은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전체 독감백신의 절반을 뿌리는 방식으로 접종하는 의원이 있을 정도로 수요도가 높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예상 밖의 결과다.
코에 뿌리는 백신이 경쟁에서 밀린 요소 중 하나는 근육에 주사하는 불활성화 사백신보다 독감 예방효과가 낮았기 때문.
실제 지난 2016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자문위원회가 어린이와 청소년(2살~17살) 2300명을 대상으로 독감 주사와 코에 뿌리는 독감 백신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주사를 맞은 경우 63% 독감 예방 효과가 있었지만 코에 뿌리는 백신은 3%만 효과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즉, 살아있는 병원균을 약하게 만들어 접종하는 코에 뿌리는 백신이 독감예방효과가 떨어진 다는 것이 당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자문위원회의 의견.
이 같은 발표가 코에 뿌리는 독감 백신 접종이 줄어들게 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는 게 개원가의 의견이다.
가정의학과 A원장은 "주사를 크게 혐오해 컨트롤이 안 되는 극소수 환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주사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이 줄어들었다"며 "또 아무래도 흡입 방식이 주사보다는 에러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 사용을 안 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A 원장은 "이전에는 제약사에서 먼저 소개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없는 것을 보니 자연스럽게 없어진 게 아닌가 싶다"며 "의원에서 사용하려고 해도 실질적으로 공급이 안 되니 사용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B소아청소년과 원장은 NIP 확대에 따른 영향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B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코 흡입 독감백신은 근래까지만 해도 찾는 환자들도 있었지만 예방접종 환자 10명중 1명이 채 안됐다"며 "NIP로 인해 3가 백신 접종이 가능해지면서 비급여인 코 흡입 독감백신이 경쟁에서 밀린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방 소재 가정의학과 D원장 또한 "한동안 유행했지만 의원에 직접적으로 문의하는 환자가 적다보니 들여놓지 않았다"며 "특히 코에 뿌리는 백신이 간편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린환자들이 코에 뿌리는 것 자체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의원도 제약회사도 실질적인 이득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공급도 자연스럽게 사라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