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지는 기온과 함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가격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덤핑이라고 불리는 가격경쟁은 문자알림부터 지하철 광고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뤄져 주변 의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속앓이를 하는 모습이다.
24일 개원가에 따르면 점차 날씨가 추워지면서 독감 백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독감 백신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해도 백신 가격을 두고 가격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가정의학과 A원장은 "4가 백신 접종 가격이 3만원에서 4만원 사이로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다"며 "개인적으로 다양한 요인을 따져봤을 때 3만원이 마지노선 이라고 생각해 3만원에 접종하고 있지만 2만원 초반대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B이비인후과의원의 경우 4가 독감백신을 1만7000원에 접종을 실시하고 있었으며, 해당 의원은 이미 인터넷상에서 저렴하게 4가 백신 접종 맞을 수 있다고 입소문이나 환자들이 많이 찾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막상 B이비인후과의원 원장은 "의원의 위치가 외래환자가 적다보니 백신 접종 가격을 낮추는 선택을 하게 됐다"며 "가격이 다른 곳보다 낮은 편이지만 원가도 안 남는다는 지적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B의원의 백신 덤핑에 대한 영향은 없을까?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다른 의원 원장은 환자들 접종부터 진료까지 영향이 있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C내과 원장은 "단골환자들이 직접 말은 안하지만 넌지시 독감백신 가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덤핑을 한 의원으로 접종하러 간다"며 "환자에게 잘못한 것은 없지만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아 속앓이를 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D원장은 "비급여 항목인 만큼 본인이 선택한 것에 대해서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최소한의 관리 등을 고려했을 땐 적정가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환자 안전관리 측면에서도 의사 한명이 하루에 수많은 환자를 접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D원장은 "가격경쟁을 위해서 건물 입구부터 광고를 하거나 지하철에 광고를 하는 등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지는 것도 문제"라며 덤핑 경쟁이 과해지는 부분을 지적했다.
이밖에도 영등포구에 위치한 F의원의 경우에는 환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작년보다 더 저렴하게 4가 백신 가격을 책정했다고 홍보하며 가격경쟁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사회는 제재에 한계가 있긴 하지만 덤핑행위 자체를 줄이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독감 백신 덤핑이 매년 있어왔지만 자체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각 구 의사회 별로 이야기를 해왔지만 한계가 있다"며 "회원 가입 등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통해서 덤핑 행위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