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병·의원
  • 개원가

감염 전문가들의 경고 "항생제 내성 방치하면 재앙온다"

황병우
발행날짜: 2018-11-13 12:00:49

대한항균요법학회, 민-관-학 협력 통한 항생제 내성 관리 방안 필요 강조

최근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항생제 처방에 대처하기 위한 관리대책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항생제 관리에 대한 혁신적인 변화를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가까운 미래에 재앙과 같은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
(왼쪽부터) 대한항균요법학회 김성민 회장, 한양의대 배현주 교수, 가천의대 엄중식 교수, 연세의대 정석훈 교수

대한항균요법학회(회장 김성민)는 13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2018 항생제 내성 예방주간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고 간담회를 통해 항생제 내성 극복을 위한 과제를 제안했다.

현재 국내 항생제 처방량은 2002년 하루 1000명당 15.9명에서 2013년 24.2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6년 기준 우리나라는 하루 1000명당 34.8명이 항생제 처방을 받고 있는 상황.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급성상기도감염(감기)에 대한 병원별 항생제 처방률을 2006년부터 공개했지만 급성상기도감엽 항생제 처방률이 2006년 49.5%에서 2016년 35.6%로 줄었지만, 급성하기도감염의 항생제 처방률은 21.7%에서 2016년 35.8%로 늘었다.

즉, 심평원의 병원별 항생제 처방률 공개정책이 전체 호흡기질환의 항생제 처방을 줄이지 못하고 공개되는 상병명만 의사들이 회피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이와 관련해 한양대학교 감염내과 배현주 교수는 부적절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기 위한 '항생제 스튜어드십'을 강조했다.

배현주 교수는 "우리나라 병원의 '항생제 스튜어드십'은 감염내과 전문의에 운영되고 있지만 다른 업무와의 겸직으로 효율적인 운영이 어렵다"며 "항생제의 적정사용은 항생제 내성뿐만 아니라 환자의 치료성과를 개선시키기 때문에 항생제 스튜어드십을 지원할 전문 인력이 국가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결국 항생제 사용량 감소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며 "일차의료의 교육 및 인센티브 정책, 종합병원의 전문가 양상 등 항생제 관리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동반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항생제 오남용으로 발생하는 항생제 내성균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동반돼야한다고 언급했다.

가천의대 엄중식 교수는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의 내성균 현황은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역학조사 결과 이미 내성균이 토착화의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며 "내성균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의 감염관리 강화가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김성민 회장은 항생제 내성문제의 지속적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엄 교수는 내성균전파와 관리를 위한 방안으로 △중. 소 요양병원 급성기 병원 감염관리 시설 개선 △중환자실 병동 다인실 정책 전면재고 △병상 당 의사 및 간호인력 선진국 수준 충원 △적정인력 확보 등을 언급했다.

한편, 대한항균요법학회 김성민 회장(인제대 해운대백병원)은 인사말에서 "2050년에는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숫자가 약 10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는 마치 30년 후에는 2차 세계대전을 치르듯이 항생제 위험에 시달려야한다는 의미로 지금부터 항생제 내성을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항생제 내성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극복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며 "잠깐 관심을 가졌다 잊어버리는 문제가 아니라 매일 관심을 가지고 억제해야하는 중요한 문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