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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폭행 '벌칙 강화'…전공의들 현장 적용 '글쎄'

황병우
발행날짜: 2018-12-15 06:00:58

일선 전공의 퇴출보단 과정 신경 써야…대전협 "수련병원 압박 법령 마련 의미"

국회가 전공의 폭행 시 수련병원 벌칙 조항을 강화했지만 현장의 전공의들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모습이다.

사실상 수련병원 '퇴출'까지 가능하도록 법안이 강화됐지만 법안이 적용되는 실행력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전공의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해 전공의를 폭행한 지도전문의 지정 취소가 의무화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은 수련병원 지정도 취소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전공의 이동수련 조치 주체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변경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수련병원 지정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서울 A대학병원 전공의는 강화된 처벌조항과 관련해 "전공의 폭행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의도만큼 실효성을 얻을 지는 의문이다"며 "전공의 주 80시간 시행 등의 경험을 통해 법안의 100% 실행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방 대학병원 B 전공의는 "처벌 강화에도 실제 수련병원 퇴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며 "퇴출에 대한 압박보단 폭행 처리 과정에서 얼마나 대처를 끌어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즉, 수련병원 퇴출(지정취소) 조항은 법안이 강화됐다고 끝내는 게 아닌 이를 통한 전공의 폭행에 대한 병원의 대응력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된다는 것.

대한전공의협의회는(이하 대전협)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수련병원 '퇴출' 조항이 허울에만 그쳐선 안 된다고 공감했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 폭행 시 처벌이 강화된 조항이 통과 된다면 현장에 잘 적용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법안이 실행력을 가지지 못하면 허울뿐인 법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회장은 법령이 만들어 지는 만큼 각 수련병원에 전공의 폭행 예방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은 "기존에는 복지부 지침에 대해 병원이 거부하면 제지할 수단이 부족했다"며 "법령 근거가 마련된다면 폭행 후 처벌뿐만 아니라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폭행에 의해 피해보는 전공의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 법 강화가 수련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며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되면 실행력에 초점을 맞춰 세부규정이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